'탈당 권유' 與 의원들 당직 계속 유지
용두사미 조치에 대야 반격 명분 잃어
당직 유지 모른 채 되치기 당하기도
"과잉 공방 벌이다 치킨게임 한 격"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의힘 의원 12명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공세를 펼쳤지만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의혹을 받은 자당 의원들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반격의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투기 의혹을 받은 민주당 의원 12명 중 출당 조치된 윤미향 의원과 양이원영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은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당의 조치에 불복한 인사들뿐만 아니라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들도 그대로였다. 반면 이들보다 탈당계 제출 시점이 뒤인 양향자 의원의 경우 무소속으로 표기돼 있다.
출당 조치된 두 명의 의원도 비례대표로 당이 오히려 배려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었다. 비례대표는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출당 조치로 의원 신분을 지켜준 것이라는 게 요지다. 송영길 대표는 “부동산 문제 불신 해소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용두사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민께 드린 약속을 즉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납득 가능한 상응조치와 적극적인 수사 협조에 나서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지만, 힘은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저희가 탈당권유를 했던 것은 민주당이란 틀이 아닌 무소속 의원으로 수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최종 결론을 내리자는 입장이었던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민주당 보다 더 강도 높게 하겠다고 했던 것이고, 저희가 한 것은 명확히 징계는 아니다”고 수위를 낮췄다.
탈당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공격했다가 되치기를 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청래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민주당보다 더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했으니 국민의힘은 두 가지 밖에 없다”며 “출당 혹은 제명 둘 중에 하나가 나올 거라고 본다”고 압박했다.
이에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12명에 탈당 권유했는데 2명만 출당이 되고 나머지 10명은 그대로”라며 “일부 탈당계를 냈는데 민주당에서 조치를 안 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당직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양향자 의원 같은 경우 탈당이 확정돼 상임위에서 무소속으로 자리가 바뀌었다”며 “다른 분들은 민주당 의석에 그대로 앉아있다. 탈당 조치가 안 되고 당직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탈당계를 내는 순간 탈당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던 정 의원은 결국 “확인해보겠다”며 물러났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당시 부동산 투기 문제가 워낙 예민했던 현안이었고, 여야가 공방 과정에서 서로 한 마디씩 보태다가 치킨게임이 돼 버린 것”이라고 촌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