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가석방 출소…“걱정·큰 기대 잘 알고 있다”
당분간 조용한 행보 예상…침묵 길진 않을 듯
준법위와 소통 나서나…17일 정기회의 관심 집중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뢰 회복을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들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삼성의 이미지 쇄신에 부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 회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13일 구치소에서 나온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큰 기대 모두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출소한 것은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재구속된지 207일만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당분간은 몸을 낮추며 조용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취업제한 등 가석방에 따른 여러 제약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자택에 머무르며 향후 삼성의 경영 계획을 구상하고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의견만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최근 격화된 반도체 분야에서의 경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 해결해야 될 현안이 수북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총수인 이 부회장의 과감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침묵이 길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이 부회장이 국민들과의 신뢰 회복과 침체된 국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고 있는 만큼 서둘러 복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역시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는 별개로 삼성의 이미지 쇄신과 직결될 수 있는 준법 경영 안착에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경영진들의 준법 리스크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 등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오는 17일 열리는 준법위 정기회의에 참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구속 전에도 김지형 준법위 위원장을 비롯한 준법위 구성원들과 적극 속통하며 삼성의 준법경영 안착을 도모해 왔다. 특히 옥중에서도 준법위의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며 준법 경영 안착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지난 1월 21일 변호인을 통해 준법위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하여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도 준법위원들과 만나 “지난번 대국민 사과에서 국민들께 약속한 부분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삼성의 준법경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행보에 따라 뉴 삼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