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획단장에 이근형 임명
양정철과 호흡 맞춰 총선 승리 기여
與 일각, 양정철 물밑 이재명 지원설
양측 모두 부인…지지층은 안도 '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 캠프 합류설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한때 동요되는 일이 벌어졌다. 합류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친문 분화 과정에 내부적인 앙금이 여전히 크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양 전 원장 합류설은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이재명 캠프 기획단장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여론조사 업체 윈지코리아 대표 출신인 이 전 위원장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양 전 원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민주당의 총선 압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창당도 함께 기획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근거로 민주당 안팎에서는 양 전 원장이 이 지사 캠프에 사실상 합류했거나 물밑에서 조력을 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양 전 원장은 이전부터 친문 싱크탱크 출범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또 “친문 제3 후보론은 웃긴 이야기”라며 이 지사에 기운 듯한 발언을 해왔었다.
하지만 이 지사 캠프나 양 전 원장 측 모두 합류설과 물밑 지원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합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따로 캠프와 소통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 전 원장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팀 기조를 위해 끝까지 중립을 지킬 것”이라며 “후보 확정까지 함부로 움직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양 전 원장 본인도 지난 6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은 처신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경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관심을 모은 것은 양 전 원장 합류설에 대한 지지층의 반응이다. 이른바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격한 반발이 이어졌다. 이들은 양 전 원장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천거한 배후로 인식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지난 총선 당시 더불어시민당 창당 과정에서 촉발된 열린민주당 지지층과의 앙금이 적지 않다.
이 지사의 한 지지자는 “양 전 원장은 이 지사 지지층을 분열시킬 좋은 소재”라며 “오히려 이 지사의 경쟁자들은 양 전 원장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김기춘인가 싶었는데 그 정도 능력은 안 되고, 김종인인가 싶었는데 양쪽에서 미움을 받는다”며 “제대로 된 킹 메이커도 아닌데 좌우에서 모두 배척받는 사람이 돼 버렸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주자 캠프의 한 관계자는 “대선 승리에 보탬이 된다면, 또 서로의 필요에 의해 참모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양 전 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참모였던 것은 맞지만, 언론들이 이렇게 큰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