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판매, 기아 제외한 4사 두 자릿수 감소
해외판매, 한국GM 제외한 4사 모두 호조
수출 위주 생산운영…생산 정상화시 내수 반등 기대
완성차 5사가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부족으로 7월 내수 판매에서 부진을 나타냈다. 기아가 소폭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4사는 모두 두 자릿수 감소를 보였다. 반면 수출은 전반적으로 호조를 나타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사의 7월 내수판매는 총 12만3512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5% 감소했다. 전월에 비해서도 8.3% 줄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7월 국내에서 전년 동월 대비 22.6% 감소한 5만985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7월 1만4381대나 팔렸던 베스트셀링 모델 그랜저가 63.5% 급감한 5247대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판매가 저조했다. 1년 전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던 아반떼도 반토막 난 5386대 판매에 머물렀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일부 트림 및 옵션 제공이 불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룬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생산이 원활해지면 대기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GM 역시 반도체 수급 부족의 직격탄을 맞았다. 7월 내수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0.1% 감소한 4886대에 그쳤다. 완성차 5사 중 최하위다.
전체적으로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재고까지 모두 팔려나가며 완전 단종된 다마스와 라보의 공백까지 더해졌다.
그나마 주력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2000대에 가까운(1991대)의 판매량을 유지했고, 수입 판매되는 콜로라도가 48.5% 증가한 548대의 판매실적을 올린 게 위안이다.
르노삼성도 7월 21.3%의 내수판매 감소를 겪었다. QM6가 3189대 판매되며 5개월 연속 월 3000대 이상 행진을 이어갔으나, 다른 차종들의 부진으로 전체 판매는 5000대에도 못 미치는 4958대에 그쳤다. QM6와 XM3(1280대) 외에는 내수 판매에서 의미있는 판매량을 기록한 차종이 없다.
쌍용차는 7월 국내 시장에서 15.7% 감소한 5652대를 팔았다. 반도체 수급난에 평택공장 생산라인 1교대 전환에 따른 생산량 한계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통해 디자인을 개선한 렉스턴 스포츠가 2828대의 판매실적으로 선전하고 있고, 소형 SUV 티볼리도 1716대 팔리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의 경우 여전히 4000대 수준의 미출고 잔량이 남아있다.
기아는 7월 내수 시장에서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소폭이나마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한 4만8160대를 팔았다.
K8이 전년 동월 대비(K7 판매실적과 비교) 121.3%나 증가한 6008대나 팔렸고, 스포티지가 142.1% 늘어난 3079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등 신차들의 약진이 다른 차종의 판매 감소를 만회했다. 스테디셀러 카니발도 165.8% 증가한 5632대로 힘을 보탰다.
중형 세단 최강자 K5는 비록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31.7% 감소했으나 여전히 5777대에 달하난 판매실적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수출은 쌍용차 218.0%, 르노삼성 131.7% 고성장
수출 및 해외 현지생산판매는 한국GM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꽁꽁 얼어붙었던 해외 시장이 풀린 덕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 한정된 생산능력을 수출 위주로 운영한 점도 내수와 수출 실적간 희비를 갈랐다.
현대차는 7월 해외 시장에서 25만45대를 판매하며 4.2%의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10.4% 증가한 19만3239대의 해외 판매실적을 올렸다. 미국 등 현지 공장을 둔 해외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르노삼성도 7월 6075대를 수출하며 전년 동월 대비 131.7%의 고성장을 나타냈다. 6월부터 유럽 28개국에서 본격적에서 판매를 실시한 XM3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결과다.
쌍용차도 7월 전년 동월 대비 218.0% 증가한 2503대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과거 수출이 부진했던 기저효과가 반영되긴 했으나 신형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가 영국 등 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한국GM은 7월 1만4329대의 수출을 기록했다. 완성차 5사 중 현대차·기아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물량이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반토막(48.2% 감소) 수준으로 줄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1만1484대 수출되며 선전하고 있지만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차질에 발목을 잡혔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7월은 완성차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차질을 빚은 가운데 수출 위주의 운영으로 내수 판매가 크게 위축됐다”면서 “내수 판매는 대기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생산이 정상화되면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