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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실적 '일등공신' 윤활기유…하반기도 '쭉' 간다


입력 2021.07.29 06:00 수정 2021.07.28 14:53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상반기 윤활기유 영업익 비중, 에쓰오일 39%·현대오일뱅크 29%

꾸준한 수요로 제품 마진 확대…"하반기도 윤활유 제품 수요 늘 것"

에쓰오일 자회사 에쓰오일토탈윤활유(STLC)에서 생산 제품이 출하되고 있다.(자료사진)ⓒ에쓰오일

정유사들이 올해 상반기 잇따라 '깜짝 실적'을 거두며 지난해 5조원대의 손실을 안긴 코로나19 여파로부터 회복되는 모습이다.


1·2분기 실적 모두 석유화학과 윤활기유(윤활유 원료) 등 비(非)정유 부문이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반기 역시 글로벌 시장의 수요 증가로 정유사들의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 2002억원을 달성했다. 반기 기준으로 2016년 상반기(1조 1326억원) 이후 최고 실적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 6785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깜짝 실적'은 석유화학·윤활기유 부문 실적이 정유사들의 실적을 탄탄하게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윤활기유는 자동차용 엔진오일이나 산업현장 기계들에 쓰이는 윤활유 제품의 80~90% 이상을 차지하는 기초원료다. 국내에선 SK루브리컨츠,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쉘베이스오일 등이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상반기 윤활기유 영업이익은 4734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39.4%를 차지했다. 회사 전체 매출액 비중으로는 9.8%로 적으나, 영업이익에서는 40%나 기여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상반기 영업이익 3분의 1 가량이 윤활기유(28.8%)였다. 윤활기유의 전체 매출 비중은 6.2%에 불과하다.


윤활기유 이익이 증가한 것은 글로벌 공급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거나 정기보수를 단행해 공급을 줄인 반면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돼 마진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오일뱅크의 윤활기유 150N 마진은 올해 1분기 t당 252달러에서 2분기 269달러로 늘었고, 500N의 경우 475달러에서 693달러로 급등했다.


에쓰오일은 "윤활기유 2분기 스프레드는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윤활기유 설비 정기보수와 글로벌 정유사들의 낮은 가동률 영향으로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지속돼 추가적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윤활기유 설비 가동률을 1분기 98.2%에서 2분기 101.0%로 '풀가동'했다.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내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역시 상당 부분의 이익을 윤활기유에서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상용차 및 산업용 윤활유에 주로 사용되는 그룹2를 비롯해 자동차용 윤활유에 활용되는 그룹 3·3+를 생산하고 있다. 하루 평균 생산량은 4만8500배럴이다.


GS칼텍스 역시 여수 공장에서 하루 평균 2만6500배럴의 윤활기유(베이스오일)를 생산한다.


완제품 형태의 윤활유는 자동차, 기계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된다. 최근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가 전세계적으로 강화되면서 고품질 자동차용 윤활유 수요가 늘고 있고, 터빈오일과 같은 산업용 윤활유에 대한 요구 수준도 갈수록 높아지면서 관련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역시 고품질 윤활기유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돼 정유사들 실적의 상당 부분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지난 27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작년 하반기 중국, 인도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신규 엔진 오일에 대한 규제를 발표했다"면서 "하반기 이후부터는 아시아 시장에 고품질 그룹3 윤활유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도 "3분기 윤활기유는 정유사 정기보수 후 공급증가로 스프레드가 감소하나 4분기에는 고급기유(그룹 2·3) 수요 증가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석유제품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정유사들이 석화·윤활기유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성과를 거두는 모습"이라며 "하반기 휘발유, 경유 등 운송용 연료 소비가 늘어나면 정유 부문 역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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