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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 잇단 제동…당국, 공모가 개입 논란


입력 2021.07.19 13:23 수정 2021.07.19 13:23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시장 가격 발견 저해 부작용 우려

다양한 투자주체 가격 산정 필요

금융당국이 SD바이오센서, 크래프톤에 이어 지난 16일 카카오페이가 제출한 증권신고서 역시 내용 보완을 요구하면서 공모가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뉴시스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줄줄이 증권신고서가 반려되면서 금융당국의 공모가 개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기업공개 전 단계인 증권신고서 제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공모주들은 공모가를 낮춰 상장 절차를 다시 밟고 있는데 사실상 당국의 가격 낮추기 압박이 아니냐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SD바이오센서, 크래프톤에 이어 지난 16일 카카오페이가 제출한 증권신고서 역시 내용 보완을 요구했다. 최근 대어급 공모주들의 희망 공모가가 기업가치 대비 과도하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거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도 공모가를 낮춘 후 다시 공모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써 증권신고서 정정 제출일로부터 15영업일 후에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카카오페이의 IPO 일정도 뒤로 밀릴 전망이다.


공모가 산정은 기관이 주도해 결정되는데 동종 업계나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구해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크래프톤은 당초 공모가를 산정할 때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 등에 비교한 기업가치 산정으로 공모가 거품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크래프톤은 1차 증권신고서에서 공모 희망가액을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제시했다가 정정 요구에 40만~49만8000원으로 종전 대비 10%가량 낮춘 공모가를 제시했다.


SD바이오센서도 공모가를 당초 제시한 6만6000~8만5000원에서 4만5000∼5만2000원으로 낮춰 공모절차를 밟았다.


공모주 시장에 대한 과열 흐름으로 기업가치 대비 공모가도 높아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동시에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지는 시장가격에 당국 개인이 오히려 가격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은 정보의 비대칭이나 시장이 왜곡될 우려가 있을 때는 당연히 개입하는 것이 맞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과도하다고 본다"며 "공모가가 높다고 보는 정확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공모가에 대한 과도한 제재가 자칫 투자자보호가 아닌 가격발견기능을 막으며 투자자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희망 공모가가 제시되더라도 수요예측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적정 가격이 형성된다.


공모가가 높다고 시장이 판단하면 공모가 밴드에서 하단으로 결정되거나 공모직후 흥행에 실패하게 된다. 결국 당국의 개입이 없더라도 시장의 자정기능에 따라 적당한 가격 형성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위적인 개입이 가격을 왜곡시키고 수요 및 공급의 근간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공모주에 대한 과열 흐름을 완화하고 지나치게 고평가될 수 있는 기업들을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방안들이 새롭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기관들의 참여만으로 공모가 산정을 하고 있는데 좀 더 다양한 투자계층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가를 산정할때 기관만 참여활 것이 아니라 전문투자자(개인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주체들이 참여해 가격을 결정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에서 원하는 가격이 있는데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수요와 공급에 의한 가격 형성과정을 거쳐 공모가를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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