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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밤에만 걸리나? 정부 방역정책 '정치쇼'"…연일 1000명 넘자 시민들, 실효성 의문 제기


입력 2021.07.15 05:02 수정 2021.07.14 23:58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자영업자 "믿을 건 백신뿐인데 접종 속도 너무 느려"…백신 접종률 총인구 대비 30.4%

전문가 "4단계 효과 2주~4주 지켜봐야, 7월 21일 확진자수 중요…백신물량, 계획보다 더 들여와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인 1615명을 기록한 4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노란 우산을 쓴 시민들이검사를 기다리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지 사흘째인 14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정부 방역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615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새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이 처음 시행된 12일은 1100명, 13일은 1150명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같은 초강력 방역지침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겠다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코로나가 국내에 유입된 이래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며 "수도권에서 오늘부터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들어갔는데 봉쇄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강도의 조치로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4단계로 격상되면서 사적모임은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지만, 인파가 몰리는 낮 시간대 밀집도는 여전히 높아 식당·카페 시설이 방역 사각지대로 남아 있고, 공적 모임은 별 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직장인 박모(29)씨는 "점심에는 다닥다닥 밥을 먹어도 되고, 밤에는 3인 이상 모이면 안 된다니 코로나는 밤에만 걸리나요?"라고 비꼬면서 "GX류 운동의 경우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 음악은 틀면 안 되고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노래는 틀어도 된다는 식이니 정부 방역정책이 말그대로 '정치쇼'가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이모(31)씨는 "선제적 방역 조치를 했어야 했는데 정부가 성급하게 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신호로 방역 긴장도를 떨어뜨려 놓았다"며 "4단계라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이전 거리두기보다 제재를 덜 해서 나날이 신규 확진자 수는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18년째 식당을 운영해온 강모(54)씨는 "정부가 하라는 대로 영업 시간도 지키고, 인원 제한도 잘 지키면서 버텨왔는데 일주일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라니 속이 터진다"며 "정부가 할 줄 아는 건 규제 밖에 없고, 믿을 건 백신 밖에 없는데 접종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 1,300명대까지 늘어나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된 9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위해 찾은 시민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실제 현재까지 백신을 한 차례라도 접종한 사람은 국민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지난 12일 0시 기준 1차 예방 접종률은 총인구 대비 30.4%였다. 백신의 권장 횟수 접종을 모두 마친 접종 완료자는 이보다 훨씬 적은 11.4%다. 10명 중 1명만이 권장 횟수만큼 접종을 완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4단계 효과를 당장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방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7월 21일 확진자 수가 오늘보다 많이 줄어들지가 관건"이라면서 "지금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해야 하고, 계획된 백신 물량보다 더 많이 신속하게 들여올 수 있도록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의 4단계 격상의 효과 여부는 2주~4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현재 일상생활과 직장 공간에서 감염이 계속되고 있는데 차단을 못하니 검사 건수를 대폭 늘려야 하고, 비수도권도 거리두기 2단계로는 전혀 효과가 없으니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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