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위기, ”온라인 마권발매해야”
“농식품부 반대로 입법 안돼” 주장
“사행성 타 스포츠보다 낮은데 홀대”
“국민정서를 내세우며 경마 온라인 발매를 반대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물러나라. 김현수 장관은 국민투표라도 해보았단 말인가, 코로나19 위기를 겪는 대부분의 국민은 비대면 온라인정책을 적극 찬성할 것이다. 오히려 대부분 국민들은 온라인 발매를 안 하는가 의아해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국민정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마산업이 붕괴 직면의 위기에 봉착하자 말산업 관계자들이 경주마와 함께 시위 현장에 나타났다.
13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이들은 경주마를 대동하고 나서 온라인 마권 발매 입법화를 정부에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경마산업은 지난해 2월 23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경마가 멈춰서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말산업은 경주마를 생산하는 생산자부터 승마장 운영업·말유통업·사료작물 재배업·조련시설·말 진료·의료 및 약품업계 등 농업부터 서비스업에 이르는 1~3차 산업을 망라하고 있으며, 직접적인 말 종사자뿐만 아니라 예상지 판매부터 경마공원, 장외지점에 입주해 있는 매점·식당 근무자의 생존권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경마 중단으로 인해 마사회는 지난해 46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고 유보금까지 바닥이 났으며, 경주실적과 성적에 따라 받는 경마상금에 의존하던 마주·조교사·기수·마필관리사는 물론 전후방산업의 사업장 2500여개와 종사자 약 2만4000명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날 시위에 나선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붕괴된 말산업을 회생시킬 방안으로 2009년에 없어진 ‘온라인 마권발매 입법화’를 촉구했지만 농식품부의 강한 반대와 시행체인 한국마사회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아직 국회 소위원회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의 김승남·윤재갑 의원과 국민의힘 의 정운천·이만희 의원 등 여야 의원 4명이 각각 온라인 마권 발매를 골자로 한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지만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축경비대위은 이 같은 온라인 마권 발매 입법시도가 “농식품부의 반대로 무산되고 있다”면서 “복권이며 스포츠토토의 경우 온라인 발매는 물론 전국 7000여 곳 판매소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경마는 3개의 경마공원과 28개의 장외발매소에 가야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어 접근성에서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불공정한 구조”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들 비대위는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 70%, 선수인 기수의 능력 30%가 적용돼 사행성이 다른 스포츠보다 현저히 낮아, 다른 나라들에서는 스포츠의 왕으로 대접을 받는데도 대한민국에서만 홀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미 경륜과 경정이 지난 5월 온라인발매 도입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8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되는데도 경마만 온라인발매가 불가하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이들의 시위는 지난 1년 여간 온라인발매 입법화를 요구해왔지만 국회도, 농식품부도 현재까지 응답하지 않은 채 말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데도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강 건너 불구경’하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이 같은 비대위 주장에도 농식품부는 “(사행성 조장 등)국민정서와 사회적 공감대가 아직은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기존의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륜과 경정의 입법화에 따른 형평성 제기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마와는 규모면에서 볼 때 현저히 작은 부분으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위기의 말산업을 위한 마사회의 자구 혁신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날 생존권을 건 시위에서 비대위는 정부에 “말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 마련에 농식품부가 직접 나설 것, 온라인 마권 발매 입법화로 말산업을 부활 시킬 것, 온라인 마권 발매 입법화를 방해하는 장관을 해임할 것” 등을 요구하면서 강경한 대 정부 투쟁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