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물류센터가 집단감염 온상지라는 오명도
밀집 근무에 여기저기 다니는 단기 근로자 많은 영향
개인 위생 강화는 물론 센터 간 교류 금지해 전파 최소화 노력
이커머스가 업계가 급증하는 모바일 장보기 주문 수요에 대응해 물류센터 방역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신선식품 비중이 높다 보니 코로나 방역을 위해 센터를 폐쇄할 경우 전량 폐기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데다 배송지연 등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작년의 경우 물류센터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한 때 집단감염 온상지라는 오명마저 떠안은 바 있다. 업계는 1년 전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물류센터 방역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감염 우려에 외식 등 외출을 자제하면서 비대면 주문이 가능한 온라인 장보기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12일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거리두기 단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4단계로 격상되면서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모바일 장보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작년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이커머스에서 신선식품 구매 비중이 급증한 사례가 다시 재현되는 분위기다.
이커머스 업계는 늘어나는 주문에 대한 대응하기 위해 주요 인기 상품 재고를 늘리는 한편 방역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작년 물류센터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폐쇄와 가동을 반복한 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작년엔 쿠팡을 비롯해 SSG닷컴,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물류센터는 물론 택배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폐쇄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물류센터는 근무자들이 밀집해 일하는 구조여서 한 번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집단 가능성이 높다.
작년 5월 말부터 한 달이 넘도록 문을 닫았던 쿠팡 부천 신선물류센터의 경우 당시 보관 중이던 243톤 규모의 상품을 전량 폐기 처분했다. 모바일 장보기 수요가 늘면서 신선식품 비중이 높아진 만큼 물류센터 폐쇄에 따른 손실도 커지는 셈이다.
다행히 올 들어서는 작년에 비해 폐쇄 횟수가 크게 줄었다. 마켓컬리와 SSG닷컴은 올 들어 폐쇄된 물류센터가 없고, 쿠팡의 경우 최근 고양, 김해 물류센터가 폐쇄된 바 있다.
이에 업계는 물류센터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출입관리 및 체온 측정 등을 상시화하고 사업장에 대한 주기적인 소독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2400명의 ‘코로나19 안전감시단’을 운영, 물류센터 내 방역을 강화하고 현장 근무자간 거리두기 앱을 자체 개발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작업자가 1미터 이내 공간에 머무르면 알람이 울려 이를 방지토록 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단기직원을 위해 생활안정자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SSG닷컴은 내부 방역 관리 지침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다. 주요 거점에 물류센터를 두고 있는 쿠팡 등 경쟁사에 비해 김포와 용인에 3곳의 물류센터가 수도권을 커버하다 보니 한 곳만 폐쇄해도 배송에 지장이 큰 탓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는 전 과정의 80%가 자동화로 진행돼 작업자 간 거리가 2미터 이상 떨어져 있지만, 작년 1월 말부터 지금까지 내부 방역 관리 지침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사와 달리 물류센터 내 단기 근로자가 없어 인원 관리 측면에서는 좀 더 수월하다”면서 “근무 구역을 세분화해 근무자 간 접촉도 최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물류센터에서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한 배경에는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근무하는 단기 근로자 영향이 컸다. 실제로 일정 지역의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하면 인근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마켓컬리는 물류센터 무중단 운영을 위해 확진자 발생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센터별 운영을 개별화해 각 센터 간 교류를 금지하고 있다.
장지동 물류센터의 경우 상온, 냉장센터가 함께 운영되고 있지만 상온은 상온에만, 냉장은 냉장센터에만 근무할 수 있도록 구분해 다른 센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가 발생해 물류센터를 폐쇄할 경우 상품 폐기는 물론 배송 지연에 소비자 신뢰도 하락까지 유‧무형 손실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최근처럼 모바일 장보기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폐쇄되면 힘들게 유치한 고객 이탈까지 이어질 수 있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