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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하반기 항공 수요 개선 기대감 물거품되나


입력 2021.07.09 06:00 수정 2021.07.08 21:5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4차 대유행 조짐...여행 심리 위축으로 수요 타격 가능성

거리두기 4단계로 예약 취소에 트래블버블 효과 사라질 판

7·8월 국내선-9월 국제선 회복 시나리오 차질 우려 커져

인천국제공항에 항공사들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항공업계의 회복 기대감이 절망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여름철 휴가철과 추석연휴 성수기 수요를 발판으로 재도약을 꾀하겠다는 계획도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항공사들이 3분기 항공 수요 회복을 발판으로 실적 개선을 꾀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7·8월 여름 휴가철과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아예 접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8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기준 전국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117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날 같은 시간(7일 오후 9시 기준·1113명)보다 66명 증가한 수치로 이틀 연속 역대 최대치 경신이 예상되고 있다.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75명으로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약 1년6개월 만의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틀 연속 최대치 경신에 사흘 연속 12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여 4차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9일 오전 수도권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으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의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4단계가 적용되면 현행 4인까지 허용됐던 사적 모임은 오후 6시까지만 가능하고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허용된다.


직계가족과 백신 접종자도 예외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실상 출퇴근과 통학 등 필수적인 이동 외에 외출 자제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휴가철 여행 수요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자료사진)ⓒ뉴시스
최고 수준 거리두기 단계 적용...휴가철 항공 예약 취소로 이어지나

거리두기 격상이 수도권에 한해 적용된다고 해도 타 지역으로의 여행에 부담을 느끼고 기존에 잡았던 여행 일정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것으로 국내선 항공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확산세가 잡히지 않아 4단계 적용이 장기화될 경우, 여행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여름 휴가철 국내선 예약 취소가 줄을 이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였던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국내선 여객수는 300만명을 넘어섰지만 정작 성수기 효과를 기대했던 7·8월에 중단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항공사들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적극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전개한 효과도 무위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또 그동안 비수기에 저가 항공권 경쟁으로 거의 내지 못했던 수익성을 3분기에 끌어올리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선 운항이 이전 대비 90% 이상 크게 축소되면서 항공사들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을 중심으로 국내선 확대로 방향을 전환해 왔다.


이에 국내선이 여객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터라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오른쪽)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북 마리아나제도 여행안전권역(트레블 버블) 합의문 서명식에서 랄프 토레스 안토니 데 레온 구에레로 북 마리아나 주지사와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트래블 버블 효과 기대했던 국제선 수요 회복에도 악재

코로나19 상황 악화의 더 큰 문제는 얼어붙은 여행 심리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로 기대감을 높였던 국제선 수요 회복도 직격탄을 맞을수 있다는데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사이판(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과 트래블 버블 시행에 합의하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는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도 사이판으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양국의 트래블 버블 합의문에는 시행 이후 확진자 수 증가와 변이 바이러스 발생 등으로 방역상황이 악화되면 트래블 버블을 일시 중단할 수 있는 '서킷브레이커' 조항이 포함돼 있다.


결국 변이 바이러스 등장과 함께 국내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수요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온 국제선은 언제라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당초 항공업계에서도 국제선 항공 여행의 경우, 본격적인 수요 회복 시점을 7~8월 여름 휴가철보다는 9월 말 추석 연휴기간을 봐왔던 터라 당장 타격은 없다.


하지만 국내선과 달리 탑승날짜보다 상당히 앞선 시점에서 예약이 이뤄지는 국제선의 특성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여름 내내 지속되면 아예 예약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 1년째가 되는 지난 1월 20일 오후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항공기 출발 정보 전광판이 텅 비어있다. (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젠 버틸 힘도 없는데…" 하반기 회복 없으면 줄도산 위기

항공사들은 현재 속속 국제선 운항 재개 채비를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방역 악화로 모든 계획이 올스톱되는 상상하기 싫은 현실을 마주하는 것에 불안해 하는 모습이다.


7·8월 여름휴가철에 국내선 수요가 줄고 9월 추석 연휴 국제선 수요에 악영향을 미쳐 실적 회복의 기회가 아예 사라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여객 수요에 절대적인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미 부담이 커질대로 커진 상태여서 여행 심리 위축으로 인해 항공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지난 1년 6개월간 지속돼 오면서 대부분의 LCC들이 일부 또는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이미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터여서 하반기에 마저 여객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줄도산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면 높은 수준의 거리단계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여행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장거리 여행을 기반으로 하는 항공 수요는 더욱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사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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