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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본소득 보다 공정성장'…이낙연·정세균 "金·盧·文 계승"


입력 2021.07.08 03:02 수정 2021.07.08 02:3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성장 12번 언급, 기본소득은 한 번

'공정성장과 투자국가'로 방향전환

정책검증 예봉 피했지만, 논란 계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 면접 정책언팩쇼'에서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정성장’이 자신의 주요 정책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간 브랜드 정책으로 내세웠던 기본소득은 경제적 기본권을 실현하는 하위 수단으로 위치시켰다. 재원조달 등 정책 검증의 예봉을 피했지만, ‘말 바꾸기를 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7일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정책 언박싱’ 행사에 참석한 이 지사는 “억강부약, 강자의 욕망을 절제하고 약자를 보듬는다. 대동세상, 함께 잘 사는 그런 세상. 이것이 바로 정치이고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확신한다”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첫 번째 화두로 꺼낸 것은 “공정성장”이었다. 이 지사는 “경쟁에 지치고 좌절하는 분이 많다. 불평등과 불공정에 의한 저성장과 기회 부족이 원인”이라며 “우리의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는 공정을 통한 성장, 성장을 통한 공정. 즉 공정성장”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세계적 대전환의 위기를 극복할 ‘강한 투자국가’를 제시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 △강력한 산업‧경제 재편 △미래 인재 양성 △대규모 과학기술 투자 △획기적인 규제 합리화 △민간투자와 기업 활동 보장 등을 언급했다.


기본소득은 세 번째 ‘경제적 기본권’의 하위 수단으로 제시됐다. 그마저도 기본주택, 기본금융, 기본복지 등 다른 기본시리즈와 함께 단 한 차례 언급되는 수준에 불과했다. 주요 정책으로 여겨졌던 기본소득이 최소 3순위로 밀린 셈이다. 이 지사의 브리핑에서 성장이 12번, 공정 9번, 경제 8번 언급된 것과 비교하면 무게감의 차이가 확연했다.


이낙연 "金·盧·文 계승이 제 운명"…정세균 "불안한 후보는 필패"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들이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반면 이 지사의 경쟁 상대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계승자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지사가 외연확장을 위한 ‘우클릭’을 시도했다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민주당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략을 취한 셈이다.


먼저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정부를 ‘민주당의 정신’ 노무현 정부를 ‘민주당의 도전’ 문재인 정부를 ‘민주당의 의지’로 각각 규정한 뒤, “세 분 대통령 성과의 계승·발전이 우리의 의무이고, 이루지 못한 꿈을 완성하는 것 또한 우리의 책임”이라며 “민주당 다운 승리, 그게 제 운명 같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나아가 “갈등과 분열은 준비된 패배다”, “불안한 후보는 필패한다”, “수천 수만의 도덕성 융단폭격 검증에서 이기지 못하면 필패한다”고 이 지사와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도덕성과 유능함으로 당을 하나로 통합하여 반드시 정권재창출 이뤄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용진, 국무펀드와 기본소득 비교하며 이재명 정조준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공약인 국부펀드와 이 지사의 기본소득을 직접 비교하는 방식을 취했다. 박 의원은 “국민자산 5억원 성공시대를 이룩하겠다”며 “국민연금 850조, 한국투자공사 100~200조, 각종 연기금 60개 100~200조를 합쳐 1,500조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 8만원, 반년 25만원의 기본소득과 차원이 다르다. 기본소득에 드는 연 50조원의 재정투입 없이 자산운용만으로 가능하다”며 “기본소득은 결국 증세로 나랏돈을 나눠주자는 것인데 일시적 효과밖에 거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용진의 국부펀드와 이재명의 기본소득 중 무엇을 선택하시겠느냐”며 지지층의 선택을 직접 물었다.


한편 이날 민주당 후보들의 정책 브리핑 복장도 화제를 모았다. 이 지사를 비롯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정장에 넥타이를 착용하고 무대에 오른 반면, 김두관 의원과 양승조 의원은 소매를 걷은 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대조를 이뤘다. 박용진 의원은 청바지에 라운드 티셔츠와 재킷으로 젊은 분위기를 강조했고, 추미애 전 장관은 평소 즐겨 입던 푸른색이 아닌 순백색의 정장을 선택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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