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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수요 회복, LCC 재편 양날의 검 되나


입력 2021.06.28 06:00 수정 2021.06.27 18:04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스타 이어 LCC 3사 통합 예고... 합종연횡 관심사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항공수요 회복 기대감 '업'

업황 개선 속 M&A 최상의 시나리오…현실은 불투명

지난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뉴시스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찾은 것을 계기로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업계의 본격적인 재편이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올 하반기 항공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항공수요 회복이 LCC 업계 재편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업체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로 회사의 경영 정상화와 함께 국내 LCC 업계 재편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내 LCC 업계는 1위 제주항공을 비롯, 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이스타항공·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 등 총 9개사로 이뤄져 있다.


지난 2004년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2005년 제주항공에 이어 에어부산·이스타항공(이상 2007년), 진에어(2008년) 등으로 5개사 체제였다가 2015년 에어서울 출범으로 6개사 체제가 됐다.


또 지난 2019년 3월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 등이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으면서 현재 9개로 늘어난 상태다.


초대형 LCC 탄생 앞두고 합종연횡 속도내나

이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인수합병(M&A)으로 두 회사의 LCC 자회사인 진에어(대한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항공)은 통합이 예고된 상태다. 두 대형 항공사간 통합 시점인 오는 2024년경에 맞춰 이들 LCC 3사는 어떤 형태로든 단일브랜드로 출범하게 될 전망이다.


이들 3사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약 45%로 업계 1위 제주항공을 뛰어넘는 수치로 다른 LCC들이 초대형 LCC 탄생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행보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M&A 발표 이후 초대형 LCC 탄생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간 통합 가능성이 거론됐던 것도 이같은 분석에 기인한다.


형남순 성정 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에서 김유상 이스타항공 관리대표(오른쪽에서 첫번째) 등 관계자들과 인수합병(M&A) 계약 체결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또 LCC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적자 지속으로 떨어질대로 떨어진 자본력도 업계 재편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코로나19는 여객 수요에 의존해 온 LCC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이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모두 적자에 허덕였다. 1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연내 적자 탈피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줄어든 여객 수요를 늘어난 화물 수요로 대체하며 생존을 모색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과의 온도 차는 더욱 심해졌다.


이미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이 자본총계(자기자본)가 자본금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로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LCC 3사는 지난해부터 모두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에어서울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부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별로 유상증자와 투자자 유치 등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모습”이라며 “업황 회복 없이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항공 수요 회복 속도, LCC 재편 변수 ‘주목’

LCC 업계 재편에 항공수요 회복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 3분기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해외여행 확대 등에 따른 항공 수요 회복이 가파른 우항샹 그래프를 그릴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는 464만3211명으로 국내 인구 대비 9%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3분기에는 2분기에 1차 접종을 한 2차 접종 예정자들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화이자와 모더나가 주력 백신이 될 전망이어서 접종 완료자가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화아지와 모더나는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3~4주로 9월 이후 1차 접종이 이뤄지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동일 분기에 모두 접종이 완료될 수 있다. 1·2차 간격이 8~12주에 달했던 아스트라제네카(AZ)에 비해 접종 완료 속도가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 수 증가로 인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도 조금씩 늘어나면서 항공 수요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질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는 없지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사

이에 항공 수요 회복이 LCC업계 재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악화될대로 악화됐던 항공업황이 회복되면서 시장과 사업자들에 대한 투자자들이 관심이 높아지면서 M&A 등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레 재편이 모색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최악의 경영난에서 벗어나 다소 숨통이 트이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년 넘게 생존의 기로에서 고난의 행군을 해 온 LCC들이 향후 폭발적인 항공 수요 회복을 기대하며 당분간 자력갱생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 수요 회복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던 업체들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항공 수요 회복이 업계의 기대를 웃돌게 되면 한숨을 돌린 업체들이 당장의 합종연횡보다는 시간을 두고 업계 재편의 주도권 확보를 꾀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LCC업계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업체들간 출혈경쟁 심화로 경영 악화가 이뤄져 온 만큼 업계 재편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항공 수요 회복이 큰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현재의 9개 사업자는 국내 시장의 규모를 감안하면 과도하게 많은 숫자로 수요가 정상화되도 공급 과잉은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각 업체별로 가격과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며 생존을 모색하겠지만 극심한 출혈 경쟁이 초래되면서 버티지 못하는 항공사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항공 수요가 다소나마 회복된다고 해도 LCC업계 재편의 방향성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항공 수요 회복의 정도에 따라 속도는 다소 조절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항공 수요 회복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M&A 등을 통해 재편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의 실현과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자료사진)ⓒ뉴시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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