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자유민주 vs 사회권위…韓美日 만난 날, 北中도 밀착


입력 2021.06.22 04:41 수정 2021.06.21 23:4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성김, 대북정책 韓美日 공조 강조

中 겨냥해 대북제재 이행 촉구도

北中, 기고문 통해 우호관계 과시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운데)과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왼쪽), 일본의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미국·일본이 북핵 논의를 위해 서울에서 머리를 맞댄 날, 북한·중국은 기고문을 통해 전통 우호관계를 과시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자유·민주국가와 사회·권위국가의 대치 전선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향후 한반도 이슈가 미중 경쟁의 하위 이슈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일 및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남북협력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면서도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김 특별대표가 한미 양자회담에서까지 3국 공조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미국이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내내 (한미) 양자뿐만 아니라 (한미일) 3자 간에도 매우 긴밀한 접촉을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독자성'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미중 경쟁의 '최전선'이 아닌 '협력지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지만, 미국이 한미일 공조에 무게를 싣고 있어 좀처럼 운신 폭을 확보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미국은 문 정부 대북구상과 직결되는 선제적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김 특별대표는 이날 한미일 협의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대북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 특히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도 그렇게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국가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안보리 이사국에 중국이 포함돼있는 만큼,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를 묵인·방조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와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北 "단결해 적대세력 분쇄"
中 "전통적 친선 계승·발전"


한반도 남쪽에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면, 한반도 북쪽에선 북한과 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2주년을 기념한 기고문을 통해 결속력을 과시했다.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북중 양국이 긴밀히 단결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끊임없이 강화하고 발전 시켜 나가면 적대세력의 악랄한 도전과 방해 음모를 분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올 초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미국을 '최대의 주적(主敵)'으로 명시한 만큼, 중국과 손잡고 미국에 대항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리 대사는 "중국이 대만·홍콩·신장·티베트 문제 등에서 핵심 이익을 지키고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실행하는 조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앞으로도 언제나 중국 동지와 함께 설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련 이슈를 중심으로 강하게 충돌하는 상황에서 '중국 편에 서겠다'고 공개 선언한 모양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과 리룡남 신임 주중 북한 대사(자료사진) ⓒCGTN

리진쥔 북한주재 중국대사 역시 같은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조선(북한) 및 해당 각 측과 의사소통 및 조율을 강화하며 지역 평화·안정·발전·번영에 적극적인 공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리 대사는 "중조(북중)관계가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며 "전통적인 중조 친선을 계승·발전 시켜 나가는 것은 쌍방의 공동 이익에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미중 대립각 커지는 상황에서 북중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 있다고 강조하며 관계 강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국이 미국의 압박 및 연합전선 구축에 대항하기 위해 우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7월 1일)을 계기로 교류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북중관계가 혈맹 수준으로 복원·발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 美中관계에 영향 받을 듯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미일 대 북중' 대립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는 만큼. 향후 한반도 정세는 미중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부침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북핵문제는 비확산 이슈로 미중이 협력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북핵문제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미래가 달린 문제인 만큼, 미중이 상당히 경쟁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