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참사에 "버스 운전자가 엑셀 조금만 밟았어도…"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재난 사고' 발언도 함께 논란
같은날 송영길 리더십은 호평…이준석 "개혁적"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17일에는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두고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 조금만 밟았어도…"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송 대표의 발언은 매몰된 시내버스 운전사를 탓하는 것처럼 읽혔다. 그러나 참사 당시 영상을 보면 시내버스가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뒤 3~4초 만에 건물이 붕괴됐고, 버스는 미처 손 쓸 틈도 없이 매몰됐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서 광주 참사를 언급하며 건설업계의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사고 현장인) 바로 그 버스 정류장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운전사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액셀러레이터만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살 수 있었는데"라며 "하필 공사장이 있고 시간대가 맞아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재난 사고를 보면서 국민들이 분노한다"고 발언했는데, 대규모 인명사고를 영화에 빗댄 것 역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야당은 참사 책임을 버스 운전사 개인에게 돌렸다며 비판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광주 붕괴 참사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2차 가해나 다름없는 망언"이라고,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불법 다단계 하청구조가 만든 구조적 참사를 두고 시내버스 운전사를 탓할 생각을 어찌 상상해내느냐"고 맹공했다.
논란이 커지자 송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버스정류장 앞에 위험한 5층 건물 해체 작업을 방치하고 있었느냐고 광주 동구청장을 질책하는 이야기"라며 "버스 기사를 비난한 것이 아니라, 위험한 건물이 대로에 방치되면 안 되는데 바로 앞에 방치한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 대표는 그간 여러 차례 말실수로 입길에 올랐다. 당대표 취임 닷새 만인 지난달 7일 '기러기 가족'에 대해 "혼자 사는 남편이 술 먹다 돌아가신 분도 있고 여자는 바람 나서 가정이 깨진 곳도 있다"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출국을 하루 앞뒀던 지난달 17일에는 미국을 겨냥해 "민주주의 2등급"이라고 했었다.
반면 같은날 '송영길 리더십'에는 호평이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예방 자리에서 "송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걸어오신 개혁적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말씀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며 "우리가 경쟁적으로 내놓는 기준이 앞으로 정당정치의 표준이 되길 바라면서 좋은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