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문 대통령에 '청년특임장관 신설' 공식 제안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년' 단어 20회 이상 언급
"누구나집 프로젝트 통해 청년기본소득시대 열 것"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문재인 대통령에 청년 문제를 총괄하는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제안했다. 이준석 돌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2030 민심이 호응하자 다급해진 민주당이 대응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년 재난의 시대"라며 "저는 대통령님께 청년 문제를 총괄하는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파편적이고 단기적인 정책이 아닌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청년장관직은 청년들의 주거, 일자리, 교육 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은 물론 청년들이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특임장관 신설은 처음 등장한 게 아니다.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발표한 공약이었으나, 정작 총선에서 압승한 뒤에는 흐지부지 사라졌다. 당시 민주당은 청년특임장관을 중심으로 30개 부처에 걸친 약 23조원에 달하는 청년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대폭 증액도 추진한다고 했었다.
송 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년'이란 단어를 20회 이상 언급했다.
특히 자신의 주택공급 브랜드인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약 1만 세대의 누구나집을 시범사업으로 건설해 청년, 신혼부부, 무주택자 서민에게 공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누구나집은 집값의 약 10%로 거주한 뒤 10년 후 최초 공급가에 집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금 6%만 내고 거주하면 집값 상승분의 50%를 매년 나눠 받을 수 있다.
그는 "죽어라 일해서 번 돈의 30%, 40%를 주거비로 내는 삶이 아니라 집값 상승분을 배당받으며 희망을 키워가는 청년기본소득시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상당 기간 수소,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에너지 믹스 정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대통령님과 당 지도부 간의 첫 청와대 회동에서 소형 모듈 원자로(SMR) 등의 분야에서 한미 원자력 산업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건의했다"며 "또 (SMR이) 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산악지대가 많고 송배전망이 부실한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유용한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위해 2050년까지 핵융합발전을 상용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태양 기술을 바탕으로 꿈의 에너지 시대를 우리가 선도해야 한다"며 "당대표인 제가 직접 탄소중립특위 위원장을 맡아 한국형 인공태양 상용화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전쟁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며 "지원 효과가 대기업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검찰개혁의 향후 과제로 공수처 인력 충원, 검찰 인력 조정 및 옴부즈맨 제도 도입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기수별로 서열화된 조직구조 개혁을 위해 지방검찰청 검사장직을 외부에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 개혁에 대해서는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해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특정 세력에 주눅 들거나 자기 검열에 빠지는 순간, 민주당은 민심과 유리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환영한다"면서 "여야는 서로 자기반성과 개혁을 통해 국민을 받들고 봉사하는 정치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