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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_트랜드] “인스타 갬성 디저트도 백화점이 맛집”


입력 2021.05.19 07:00 수정 2021.05.18 16:2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집객효과 톡톡…핫한 ‘디저트 브랜드’ 입점 총력

MZ세대 공략 속도…매출 신장 효자로 부상

더 현대 서울 푸드코트ⓒ임유정기자

최근 백화점 업계가 디저트 맛집으로 본격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사는 공간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먹고 즐기는 곳으로 빠르게 변신해 나가는 중이다. 인기 디저트 매장의 경우 명품 의류 매장 한 달 매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실적을 올릴 정도로 몸값이 높아졌다.


가장 먼저 F&B매장 강화와 함께 디저트 매장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현대백화점이다. 지난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오픈하면서 당시 다양한 해외 인기 브랜드를 국내 1호점으로 입점시키며 업계에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디저트 매장을 강화해 업계 트렌드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일본 대표 롤케이크 ‘몽슈슈’, 홍콩 대표 쿠키 ‘제니베이커리’, 유럽의 스타벅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조앤더주스’ 등 핫한 해외 인기 브랜드를 국내 최초 입점시켰다.


올해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 서울’ 역시 디저트 매장만 30여개에 달한다. 한남동 도넛 맛집으로 유명한 ‘올드페리 도넛’과 영국식 스콘이 대표 메뉴인 ‘카페 레이어드’ 등 전체 F&B 매장의 30~40%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식품관에 역량을 집중적으로 쏟는 것은 최근 백화점 업계에서 나타나는 식품관 강화 트렌드에 따른 것이다. 소문난 맛집이 즐비한 식품관은 사람을 끌어들일 뿐 아니라 매출까지 높여주는 역할을 톡톡하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의 미식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이유다.


또 식품관 입점 브랜드 구색을 통해 VIP 고객과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젊은 세대) 등을 타깃팅 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SNS를 기반으로 인증샷을 찍는 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맛집 유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은 매장으로 소비자를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에 집객효과를 내고 타깃층 공략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다른 품목 매출도 함께 오른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식품관 입점 브랜드를 고급화하면 식품관 고객의 연계 구매 제품이 명품의류·잡화 등 고가상품이 되고, 디저트나 카페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가이면서 SNS상에서 인기있는 브랜드를 다수 입점시키면 MZ세대 집객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딸기 초코 케이크ⓒ리암스케이커리

신세계 백화점도 디저트 매장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가 최근 소비 흐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MZ세대 모시기를 위한 ‘극약처방’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9월 도쿄에서 줄서서 먹는 구움과자 기프트 브랜드 ‘프레스버터샌드’의 오프라인 스토어가 국내 최초로 강남점 지하1층 식품관에 오픈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프리미엄 컵케익을 맛볼 수 있는 ‘리암스케이커리’ 또한 신세계 단독으로 문을 열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두 매장의 경우 오픈 전 기존 브랜드 MD 대비 2배 이상 신장했다.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등과 같은 특별한 날은 물론 신년과 연말 등 특수 시즌에도 케익류가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아 품절되는 경우가 잦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7년 잠실점 식품관을 리뉴얼 하면서 본격적으로 디저트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F&B매장에 힘을 주자, 이를 밴치 마킹해 디저트 매장을 25%까지 확대했다.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은 ‘빵지순례자’들의 인기 베이커리를 한 데 모았다. 홍종흔 제과명장이 운영하는 군포 한옥 빵집 ‘홍종흔베이커리’와 독특한 인테리어 콘셉트로 인증샷의 성지로 거듭난 카페 ‘앤트러사이트’를 유치하기도 했다.



갤러리아명품관 고메이494ⓒ갤러리아 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역시 최근 디저트 매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청담 도너츠 맛집으로 유명한 ‘카페노티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최근 4개월 동안 전년 동일기간 대비 52% 신장하며 명품관 고메이 494 대표 디저트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이외에도 명품관에서는 지난해 한해 동안 ▲프리미엄 무스케이크&프렌치 디저트 전문점 ‘카페블라썸’ ▲강남 티푸드 디저트 전문 카페 ‘썸띵어바웃커피’ ▲연희동 프리미엄 꽈배기 전문 카페 ‘꽈페’ 등 다양한 디저트 맛집 팝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올해 역시 ▲트렌디한 스콘과 파운드로 유명한 가로수길 맛집 '윌비'를 비롯해 ▲다양한 커스터드 크림으로 만든 쿠키 슈 전문점 '유니콘 플랜 드 베이크' ▲프리미엄 수제 그레놀라 '그라놀로지' 등 국내 유명 디저트 맛집을 팝업 스토어를 통해 대거 소개한 바 있다.


향후 백화점 업계 베이커리·디저트매장 공략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빵 소비지출은 최근 4년 사이 16% 이상 증가했다. 국민 1인당 하루 빵 소비량도 2012년 18.2g에서 2018년 21.3g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늘 길이 막히면서 여행을 못 가게 되자, 백화점 방문을 통해 해외 유명 먹거리를 즐기고, 만족을 얻고자 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MZ세대 사이에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가 확산되며 크지 않은 금액으로 만족감을 얻기 위해 프리미엄 디저트를 구매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기분 전환을 위해 예쁘고 달콤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점포 식품관을 통해 유명 디저트 맛집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지속적으로 디저트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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