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40년 전 상속받은 땅이 정부에 강제 수용
노무현 정부서 추진된 국민임대주택단지 토지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정부로부터 보상 받았다
처갓집 패닉…지은 죄도 없는데 온 집안 힘들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자신을 향해 제기된 내곡동 땅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더불어민주당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맞불을 놨다.
오 후보는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약 45분여 간 쏟아진 내곡동 땅 관련 질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그는 먼저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내곡동 땅은 제 처가 초등학교 4학년일 때 돌아가신 장인어른으로부터 상속 받아 40년 정도 가지고 있던 땅이 정부에 의해 강제 수용됐다는 것"이라며 "처갓집에 상속 받은 땅이 하나 강남 어딘가에 있구나 생각했지 과거 서울시장 임기 5년 동안 이를 의식하고 행정 행위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돌아가신 장인께서 물려주신 땅으로 처음에는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됐다가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주택으로 이름이 바뀐 것에 불과하다. 국민임대주택단지 추진은 노무현 정부에서 논의된 것"이라며 해당 부지와 관련한 행정 처리 전반이 시장의 몫이 아닌 국장의 전결 사항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또 관련 공문서에 서울시장의 직인이 찍혀 있다는 질문에 대해 "국장 전결 사항도 외부로 서류가 나갈 땐 항상 서울시장 직인을 찍는다. 과장 전결도 마찬가지"라며 "관행이 아니라 법령에 따라 그렇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초 오 후보가 처음 내곡동 땅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확대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반성한다. 그 표현이 (논란의) 빌미가 된 것 같다"며 "'제 의식 속에 없었다'는 표현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선거를 하면 선거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그럴 때 답변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았다가 돌아가서 캠프에 확인 지시를 하고 돌아오는 데 반나절이나 하루 이틀이 걸리는데, 그렇게 대처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당시 관련 의혹이 확산될 텐데 최대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었다"고 돌아봤다.
오 후보는 "저희 처가가 받은 땅이 1000평이 좀 넘는데 평당 271만원으로 보상받았다. 그런데 지난 2011년 보상 받을 당시 해당 땅의 근처 거래 사례를 국토부 실거래가를 통해 조회해보니 평균 317만원"이라며 "평당 40~50만원을 손해본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합해보면 노무현 정부에서 이 지역이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되고 이후 보금자리주택단지로 바뀌면서 이 지역의 보상이 이뤄졌는데 그 보상의 결과가 시가보다 낮았던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명된 것 아닌가, 당시 시가보다 단 1원이라도 더 받았다면 제가 당시 시장으로서 영향력을 미쳤다면 오해할 소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시가보다 낮게 보상받았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무슨 오해의 소지가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5년 해당 토지의 측량 현장에 오 후보가 있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 오 후보는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오 후보는 "장인어른은 분명히 갔는데 장인어른도 누가 같이 갔는지는 기억 못 한다"며 "제가 안 간 것은 분명하다. 기억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 전했다. 또 "큰 처남은 분명히 갔고, 작은 처남은 잠깐 갔다고 기억한다. 16년 전 일이다 보니 사람 기억력이 정확하지 않은 것이고, 그 때문에 지난 토론에서 '기억에 겸손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 후보는 해당 논란으로 인해 자신의 처가 식구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 문제가 제기되고 나서 처갓집은 패닉, 거의 초토화 상태이다. 너무 혼란스러워하고 미안해하며, 서로 지은 죄도 없는데 미안해하는 상황"이라며 "장모님은 장모님대로 펄펄 뛰시다가 그 다음날 전화해서 걱정하시는 등 온 집안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토론회장에서 내곡동 관련 질의응답만 45분여가 이어지자 오 후보는 "이게 무슨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관훈 토론에서조차 45분 동안 이것만 얘기하고 있다"며 "서울시민들이 손해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오 후보는 토론을 마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아쉬운 부분은 (오늘 토론이) TV 생중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 내용이 방송되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라며 "오늘 같은 토론을 두 세번 더 하면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생각이 전달 가능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