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이사 표대결서 백종훈 전무에 밀려
고배당·사외이사 안건도 모두 부결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의 주총 표대결에서 패배한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회사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26일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서울 시그니쳐타워 동관 4층 대강당에서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사내이사 선임은 백종훈 금호석화 전무가 선임됐다. 박철완 상무는 사내이사에 본인을 추천했으나 표대결에 밀려 이사회 입성이 좌절됐다.
사내이사 표결에서 금호석화측의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64.0%가 찬성했으며, 박 상무측 제안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52.7%가 찬성하는 데 그쳤다.
박철완 상무는 “비록 아쉽게 이사회 진입이 좌절됐지만, 오로지 기업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제안한 저의 구체적인 계획들을 공감하고 지지한 모든 주주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회사도 경영 및 거버넌스 측면에서의 개선 필요성을 인지하고 나아가 실천에 옮기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며, 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주총 결과와는 상관없이 계속 지적해 온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 과다한 자사주 장기 보유, 동종업계 대비 과소 배당 등 비친화적 주주환원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이사회의 고질적인 거버넌스 취약성 개선, 여타 현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행위에 대한 견제는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며 주주로서 회사에 일정부분을 기여하고자 하는 정당한 주주권리의 행사"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이번 주주제안은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전한 주주문화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도 동료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민주적인 공론 과정을 거쳐 미래 금호석유화학을 위한 제안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하다면 임시 주총을 소집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대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박철완 상무는 이번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아쉬움을 거듭 표하며, “전세계적으로 ESG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데 국민연금이 현 주요 경영진의 배임 등 법적 책임, 불법취업 상태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며 “박찬구 회장이 불법취업 상태에서 51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하는 것 역시 회사의 임직원들과 모든 주주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800 만 주주 시대에 더 이상 기업들은 주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금호석화는 특정 개인만의 것이 아닌, 모든 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는 ‘공개회사’이며, 모든 주주의 권익과 가치 증대를 최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앞으로도 모든 주주들과 소통하며 금호석화가 시장을 주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나아가 주주 가치 또한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음 주주총회에는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