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태가 촉발한 투기 의혹 일파만파
300명 국회의원 전수조사 주장한 與 곤혹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집권여당으로 확산하고 있다. 12일에는 3기 신도시 인근에 땅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추가로 드러났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2015년 부천시 고강동 땅 877㎡(약 265평)와 바로 옆에 붙은 2종 근린생활시설 건물 351㎡(약 106평)을 지인과 각각 절반씩 지분을 나눠 매입했다. 해당 땅은 3기 신도시에 포함된 부천 대장지구 동쪽 끝과 2㎞가량 떨어져 있다. 서 의원은 고강동을 지역구로 한 부천시의원을 지냈고, 해당 부동산을 매매할 때는 경기도의원이었다.
서 의원은 "그냥 단순 투자용으로 사놨다"며 "직선거리로는 가깝지만 큰 도로를 두 개 건너야 해서 실제로는 (대장지구와) 접근성이 떨어진다. 맹지라서 가격도 별로 안 올랐고, 내가 아주 골치를 앓는 땅이다. 나는 선의의 피해자"라고 해명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의 부인은 2017년 경기 평택시 현덕면 황산리의 논 2121㎡ 중 일부 지분(33㎡)을 2744만 원에 매입했다. 해당 토지는 모두 28명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2022년에 개통될 서해선 복선 안중역과 600여m 떨어져 있으며 인근에는 고덕국제신도시가 개발 중이다.
윤 의원은 "부인 친구가 서울에서 복덕방을 하면서 돈이 좀 필요한데 빌려달라고 했고, (대신) 땅을 너가 갖고 있으라 했다"며 "찝찝했는데, 이게 문제가 되니까 부인과 부인 친구에게 빨리 처분해 달라고 요청해 놨다"고 말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의 부친은 2019년 경기도 화성시 남양뉴타운이 있는 남양리의 땅 1만1729㎡(약 3548평) 중 495.87㎡(약 150평)를 8850만 원에 샀다. 같은 필지를 수십 명이 함께 보유하고 있고, 부동산 경매업체가 법원에서 경매받은 땅을 이른바 '지분 쪼개기'로 매입한 것이었다.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 "아흔이 넘으신 아버지가 생계능력이 없는 장애인 둘째 형님의 노후를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토지의 위치와 매매경위, 금액을 볼 때 연로하신 아버지께서 큰형 친구분의 말만 듣고 기획부동산을 통해 매매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입 목적과 경의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음에도 LH사건으로 인해 상심하고 계실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아버지와 상의해 해당 토지를 하루빨리 처분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에는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의 어머니가 2019년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토지를 '지분 쪼개기' 형태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졌고, 10일에는 김경만 민주당 의원의 배우자가 2016년~2018년 개발 호재가 있던 경기도 시흥 일대 땅을 쪼개기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양이 의원은 "어머니께서 '주변 지인들께 투자가치가 있다고 소개받아서 같이 투자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며 "홀로 댁에 계시다 보니 부동산 회사에 가면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대우도 받는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지를 처분한 뒤 매각대금은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만 의원 역시 "배우자가 교회 지인의 권유로 매수한 것으로, 지난해 3월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재산등록을 하면서 알게 됐다"며 "어떤 조건도 없이 즉각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11일) 국회의원 300명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진행할 것을 박병석 국회의장과 야당에 건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