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집회에서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간첩이라고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광훈 목사는 "대한민국이 이겼다. 경찰·검찰·판사들 10% 정도가 아직 살아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30일 전광훈 목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올해 1월 사이 광화문 광장 기도회 등에서 여러 차례 "총선에서 자유·우파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발언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총선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았고 특정 정당을 지목한 것이 아니기에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는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활발한 토론이 보장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표현의 자유는 곧 민주 사회의 근간"이라며 "표현의 자유가 이른바 숨 쉴 공간을 둘 수 있도록 제한 법령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대통령은 간첩' '대통령이 대한민국 공산화를 시도했다' 등의 발언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으나, 이와 관련해서도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간첩'이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표현이 사실을 드러내 보이는 표현이라기보다 정치 성향을 비판하는 비유 또는 과장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현직 대통령이자 정치인인 공인으로서 공적인 존재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검증은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더욱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이같은 1심 선고가 내려진 뒤 전 목사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대한민국이 이겼다. 경찰·검찰·판사들 10% 정도가 아직 살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는 "모든 과정 중에 저를 불법으로 조사한 경찰 수사관들, 무리하게 저를 괴롭힌 검사들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기총 대표를 구속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고 소리쳤다.
이어 "너무 억울해서 미국 의회, 국제 인권단체에 상소하려고 했지만 '나 혼자 감방 살면 되지'라는 생각에 하지 않았는데 구속됐다"며 "미국 청문회에 가서 진술할 것이며 이미 상·하원에 편지도 썼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낮은 단계 연방제를 통해 북한이랑 섞으려는 당신들은 대한민국 헌법을 통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