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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항공유 수요 급감 '쇼크'…정제마진 악화까지 '이중고'


입력 2020.12.10 06:00 수정 2020.12.09 11:5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코로나 장기화에 석유제품 수출량 전년비 9% 감소

항공유 내수 전년비 43% 떨어져…경유·LPG는 선방

석유제품 수출량ⓒ한국석유공사 자료, 데일리안 편집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 각 부문에서 석유제품 수요가 급격히 감소해 정유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항공유 판매가 '반토막'으로 줄어들면서 정유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계 기준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량은 3억9920만1000배럴(bbl)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억3721만3000배럴 보다 8.7% 줄어든 수치다.


특히 항공유 수출량은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항공유 비중은 전체 석유제품 수출에서 18.5%를 차지한다.


올해 1분기 월 평균 899만3000배럴이던 항공유 수출은 4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며 10월엔 362만7000배럴로 급감했다. 1~10월 수출량은 7367만6000배럴로 전년 동기 보다 24.8% 줄었다.


자동차 연료로 주로 쓰이는 휘발유(가솔린) 역시 코로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1분기 월 평균 788만8000배럴이던 휘발유 수출량은 4월부터 급격히 감소하며 5월엔 365만1000배럴로 떨어졌다.


5월부터는 반등했지만 10월 현재까지 500만~600만배럴 수준에서 좀 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월 누계 휘발유 수출량은 6051만배럴로 전년 동기 보다 17.6% 감소했다. 휘발유 비중은 15.2%다.


다만 수출 비중이 높은 경유(디젤) 판매가 다소 늘어나며 수출 감소폭 급락을 막았다. 10월 누계 경유 수출량은 1억6971만10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경유가 전체 석유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2.5%다. LPG 역시 전년 보다 9.1% 늘어난 513만2000배럴을 기록했다.


석유제품 국내 소비량ⓒ한국석유공사 자료, 데일리안 편집

국내 소비량의 경우, 코로나 직격탄으로 대부분의 제품이 줄었으나 감소폭은 약 5%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1~10월 누계 석유제품 국내 소비량은 7억3102만2000배럴로 전년 동기 7억6683만4000배럴 보다 4.7% 줄었다. 항공유의 국내 소비가 현저히 줄었지만 석유제품 수요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연료유 수요가 견조했던 결과다.


실제 항공유의 10월 누계 국내 소비량은 1807만2000배럴로 전년 동기 보다 43.1% 급감했다. 항공유는 올해 1·2월엔 월 평균 310만1000배럴의 판매량을 나타냈지만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4월엔 73만배럴로 고꾸라졌다.


5월부터 반등세로 돌아섰으나 10월 현재까지 1·2월의 '반토막' 수준인 월 평균 166만배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휘발유, 경유 역시 내수 물량이 줄었지만 항공유처럼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10월 누계 휘발유 판매량은 6678만배럴로 전년 동기 보다 2.8% 줄었고 경유는 3.4% 적은 1억3366만8000배럴을 나타냈다. 휘발유 비중은 전체 내수 석유제품 판매에서 9.1%를, 경유는 18.3%를 각각 차지한다.


LPG의 경우 오히려 지난해 보다 선전하며 국내 소비가 3.4% 증가했다. LPG 비중은 14.0%로, 1~10월 동안 1억234만9000배럴이 판매됐다.


국내 소비가 선방했음에도 불구, 수출을 포함해 전체 수요가 떨어진 탓에 정제마진 역시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최근 정제마진은 '1달러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극심한 정체기를 겪고 있다. 12월 첫째주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6달러로 전주 보다 0.3달러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현재 수준의 정제마진으로는 팔수록 손해가 생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월 평균 기준 올해 3월까지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락하면서 7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8월부터는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수익성 개선은 아직까지 요원한 상황이다.


수요 부진에 상반기에만 5조원대 영업손실을 낸 정유사들은 올해 역대급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각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배터리, 모빌리티 사업 등 등 '탈석유'를 위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소식은 정유사들에게 희망적인 이야기이나 본격적인 석유제품 수요 개선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내년 시황 전망 보다는 당장 올해 겨울을 어떻게 나느냐가 정유사들의 주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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