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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유튜브 코미디 시대②] 아이디어·기획력이 만든 성공 공식


입력 2020.10.02 15:20 수정 2020.10.02 15:2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피식대학 유튜브

코미디언들의 유튜브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른 대중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기존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에 보냈던 비판과는 180도 다른 반응이다. 최근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하나였던 KBS2 ‘개그콘서트’가 폐지될 당시 “식상하다” “재미없다”는 식의 의견들이 줄지어 나왔다. 이미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의 힘을 다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방송사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기존 기획력과 아이디어 훈련을 바탕으로 양질의 콘텐츠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맞은 코미디언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유튜브를 휘젓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아이디어를 짜내도 방송사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무대에 설 수조차 없던 코미디언들, 그리고 쟁쟁한 선배들에게 밀린 무명 코미디언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유튜브는 그들에게 매력적인 플랫폼이 됐다.


현재 유튜버로 활동 중인 한 개그우먼 A씨는 “지상파의 틀 안에 있을 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이 유튜브의 가장 큰 매력이다. 코미디언들이 직접 크리에이터가 돼서 각자의 감을 믿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주력 콘텐츠로 내세운다”면서 “개그가 좋아서 시작했고, 그 마음은 여전한데 방송이라는 플랫폼에서 보여줄 수 없는 환경이 됐다. 누군가는 위기라고 하지만 코미디언들은 자신들의 개그를 더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는 유튜브로 활동 반경을 옮기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그맨 김준호가 수장으로 있는 JDB엔터테인먼트 역시 소속 코미디언들 대부분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방송과는 별개로 유튜브 활동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튜브 활동이 코미디언들 각자의 홍보 역할을 하면서도 수익으로까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성공적으로 구독자 유치에 성공한 채널의 경우 매달 ‘억’ 소리 나는 수입까지 거머쥘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개그맨 손민수 임라라 커플의 ‘엔조이 커플’은 유튜브 수익만으로도 적게는 월 5000만원에서 1억원을 얻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진호와 최부기, 정재형이 뭉친 채널 ‘동네놈들’ 역시 월 2000만원에서 4000만원의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잘 되는 채널의 경우는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 이 수익은 대부분 광고에서 비롯되는데, 앞으로 계속해서 광고가 넘어오면서 여러 가지 수입원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개그 콘텐츠가 지나치게 몰래카메라 중심인 점을 두고 콘텐츠의 획일화에 대한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코미디언 윤형빈은 “코미디언들의 유튜브 시장 진출이 더 활발해 질 것”이라면서 “몰카도 코미디의 한 장르다.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지금의 형태에서 또 진화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드라마 타이즈의 캐릭터 쇼들도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이런 시도들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다만 윤형빈은 “결정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유튜브 안에서도 분명 메이저와 마이너 콘텐츠가 나누어져 있다. 사실상 지금 코미디언들의 유튜브 콘텐츠는 마니아들은 많지만 대중적인 ‘스타’로 보긴 어렵다. 이들이 대중적으로도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끌어올릴 수 있는 연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내놓은 것이 바로 ‘힘 있는 회사’다. 윤형빈은 코미디의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그들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회사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그는 “물론 크리에이터들이 어떤 회사의 소속이 되는 걸 원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을 키우려면 회사라는 힘이 필요하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크리에이터의 관점으로 볼 수는 있지만 ‘코미디’라는 이름으로 끌고 가기엔 다소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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