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량 늘면서 관련 대출 증가세 확대
기타대출도 급증…기업대출 역시 큰 폭 늘어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24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상황(2020년 9월)’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올 2분기 말 163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나 증가세가 다소 확대됐다. 예년 평균(2010~2019년 중) 증가율이 7.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업권별로는 은행 가계대출은 꾸준한 증가세(8.6%)를 나타낸 반면 비은행 가계대출(-0.6%)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6월에는 주택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택관련 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된 가운데 기타대출도 크게 늘었다. 실제 지난 6~8월 중 주택관련대출 및 기타대출 증가규모는 각각 15조4000억원, 1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2%, 93.3% 확대됐다.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 2분기 현재 166.5%(추정치)로 전년 동기 대비 7.0%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가계부채의 건전성은 연체율이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취약차주 비중도 2018년 말 7.0%에서 올 2분기 5.3%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영업자 매출 감소와 전반적인 고용사정 악화로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원리금 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 조치로 아직까지는 신용위험이 현재화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신용 역시 올 2분기 말 2079조5000억원(추정치)으로 증가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 기업대출(1296조7000억원)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자금 수요가 집중돼 큰 폭 증가했고 회사채도 순발행을 지속했다.
한은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매출액증가율은 항공, 숙박음식, 조선 업종 등을 중심으로 작년 1분기 -1.5%에서 올 1분기 -2.1%로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고 이자보상배율도 영업이익 급감 등으로 상당폭 하락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으로 향후 기업의 신용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