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온스당 2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반등'
시장전문가 '단기조정' 거쳐 다시 상승세 전망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금값이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지더니 다시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던 금값이 잠시 숨고르기를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 금값이 역대 최고점인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뒤 단기적인 조정압력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주 금값은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949.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주 전체로는 3.9% 떨어져 지난 6월 초 이후 10주만에 처음으로 주간 가격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국제금값이 온스당 4.6%(93.40달러) 급락한 1946.3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하루만에 19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온스당 2000달러선을 돌파한지 5거래일 만에 하락한 것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2013년 4월 15일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내 금시장도 요동쳤다. 국제금값이 폭락한 직후인 12일 KRX금시장의 1㎏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7만2530원으로 하루에만 6.01%(4640원)가 빠졌다. 이는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설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이어 13일에는 g당 가격이 7만4200원으로 전날보다 2.30%(1670원) 뛰었고, 14일에는 7만4940원으로 추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국제 금값이 역대 최고점인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면서 '단기조정'을 거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과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의 여파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결국 금값이 연말까지는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중앙은행의 전례 없는 돈 풀기가 이어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고, 결국 실물자산인 금값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상 달러화 가치는 금값과 역의 상관관계로 나타난다.
실제 업계에서는 여전히 금값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금값 급등은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향후 12개월내 금값 예상치를 온스당 2000달러에서 2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일부 글로벌 투자기관에선 금값이 향후 3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명목금리 하락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지금까지 금 가격이 단기에 가파르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금이 과도한 매수 구간에 접어들면서 조정 빌미가 됐고 차익 실현의 영향도 있어 금값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최 연구원은 "금이나 은이 고평가 수준에 와 있다 보니까 단기적인 조정 압력이 가해지고 차익 실현을 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향후 경기가 회복될 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위험회피 수단으로 금 가격의 우상향은 중장기적으로 유효하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