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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복귀하는 리즈…‘리즈 시절’ 어원은?


입력 2020.07.20 15:43 수정 2020.07.20 15:4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PL 승격을 확정지은 리즈. ⓒ 뉴시스

과거 화려했던 ‘리즈 시절’을 보냈던 리즈 유나이티드가 17년 만에 프리미어리그에 돌아온다.


리즈는 2019-20시즌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 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고, 다음 시즌 승격팀 자격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오른다.


리즈는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군림했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아스날 등과 함께 우승을 다툴 정도였고, 특히 맨유와의 라이벌리는 ‘장미 전쟁’으로 비유되며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더비로 손꼽혔다.


하지만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던 리즈는 스쿼드를 유지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무리하게 이어갔고, 결국 리그 순위 하락과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 등 악재가 계속해서 이어지며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화려했던 과거와 초라한 현재를 겪었던 리즈 구단의 역사를 ‘리즈 시절’의 어원으로 알고 있는 축구팬들이 상당하다.


하지만 ‘리즈 시절’은 리즈 구단의 속사정을 놓고 생겨난 말이 아니다. 이 팀에 몸담았던 선수인 앨런 스미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리즈 유스 출신이었던 스미스는 1998년 프로에 데뷔했고 2004년까지 172경기에 나와 38골을 넣은 특급 유망주로 주목을 받는다.


스미스를 주목했던 팀은 다름 아닌 최대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이 확정되자 리즈 팬들은 ‘유다’ ‘배신자’라는 비난을 퍼부었으나 여기에는 속사정이 있었다. 당시 리즈는 극심한 재정난을 겪던 상황이었는데 이적료를 현찰, 게다가 일시불로 지급하겠다는 맨유의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던 것.


앨런 스미스의 리즈 시절은 ‘후덜덜’했다. ⓒ 노츠카운티 공식 SNS

많은 주목을 받으며 맨유에 입성했으나, 스미스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급기야 이듬해에는 그의 상위 호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웨인 루니가 이적하며 완전히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결국 스미스는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을 꾀했고 특유의 저돌적인 플레이를 내세웠으나 주전 확보에 실패하고 말았다.


때마침 박지성의 맨유 입단으로 해외 축구 팬들이 급속도로 증가하자 으스대고 싶었던 올드 팬들은 수년전의 이야기들을 꺼내며 남다른 지식의 두께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이때 나온 말이 “앨런 스미스 리즈 시절 후덜덜”이었다. 즉, 스미스가 지금은 부진하나 과거 리즈에서는 꽤나 잘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당시 비슷한 유행어 하나가 더 있었다. 바로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견제하기 위해 등장했던 ‘그래도 아직은 호아킨이죠’가 바로 그것이다. 다만 이 말은 호날두가 월드클래스로 성장하면서 생명력이 오래가지 않았다.


한편, ‘리즈 시절’의 주인공 앨런 스미스는 2007년 뉴캐슬로 이적했고, MK 돈스를 거쳐 노츠 카운티(4부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특히 플레잉 코치로 뛰던 2017년에는 감독대행까지 맡았으나 끝내 ‘리즈 시절’은 돌아오지 않았고 2018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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