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맨시티 패배로 30년 만에 우승 감격
코로나19로 시즌 무효론에 한 때 긴장
리버풀이 마침내 우승 한을 풀었다.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각) 2위 맨시티가 첼시에 1-2로 패하면서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리버풀의 1부리그 우승은 1989-90시즌 이후 무려 30년 만이다. 또한 199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범 이후로는 첫 우승이다.
30년 묵은 한이 이번에 원없이 풀리게 됐다. 1부리그 최다 우승팀으로 명문임을 자부했지만 리버풀은 정작 EPL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샀다.
우승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역시 2013-14 시즌이다. 당시 리버풀은 리그 막바지 1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35라운드까지 우승에 가장 근접해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가 36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서 전반 종료 직전 볼 컨트롤 실수로 뎀바 바에게 치명적인 실점을 허용했고, 결국 그날 경기를 패하고 말았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리버풀은 끝내 맨체스터 시티에 역전 우승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38경기서 단 1패만을 기록하고도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1차이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절치부심한 리버풀은 올 시즌 내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며 선두로 치고 나갔고, 조기 우승을 앞두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때 아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히는 듯 보였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EPL은 지난 3월 10일 아스톤 빌라와 레스터 시티의 경기 이후 중단됐다.
3개월 가까이 리그가 중단되는 동안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시즌 무효론이 불거졌고, 리버풀은 다시 한 번 다잡은 우승을 눈앞에서 놓칠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EPL 사무국이 무관중으로 잔여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리버풀은 리그 재개 이후 2경기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쉽게 무관중인 까닭에 경기장 안에서 팬들과 선수가 함께 기쁨을 나눌 수는 없었지만 이미 리버풀 팬들은 거리로 나와 홈구장 안필드 주변으로 몰려들며 자축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클롭 감독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