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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믿고 美 상장사 베팅…다시 달궈지는 '해외株 직구'


입력 2020.04.13 05:00 수정 2020.04.12 20:15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미국 주식 보관잔액, 전월대비 10억달러 넘게 증가

"코로나 종료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성은 우려"

미국 주식에 대한 과열 매수 조짐에 해외 주요 5개국(유로·미국·일본·홍콩·중국) 외화 주식 보관잔액도 143억1100만 달러에 육박한다.ⓒ한국예탁결제원

국내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한 미국 주식에 대거 몰리면서 해외주식 투자 바람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던 때 뜨겁게 달궈졌던 해외주식 투자 열풍은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꺾였다가 반등을 기대한 매수심리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잔액은 이달 기준 94억3800만달러 규모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0억달러 넘게 증가한 규모다. 미국 주식에 대한 과열 매수 영향으로 해외 주요 5개국(유로·미국·일본·홍콩·중국) 외화 주식 보관잔액도 143억1100만 달러에 육박한다.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대 낙폭으로 이어지자 반등을 기대한 저점매수세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른바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개미들이 사상최대 낙폭을 거듭한 미국 증시에서도 동학운동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달 100년전 대공황 쇼크에 맞먹는 낙폭을 거듭하며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공포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번 코로나19사태로 다우지수는 2만선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미국 정부가 유동성 정책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어 2만3000선은 회복한 상태지만 지난 2월12일 전고점(2만9551.42)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주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9일 기준으로 미국 주식들을 대규모로 쓸어담고 있다. 주요 5개국 가운데 해외 직구족이 가장 많이 사들이 종목은 애플이다. 지난 한달간(3월 10일~4월 9일) 애플에 대한 순매수 결제액은 2억2102만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동안 애플 다음으로 사들인 종목은 일본기업인 쇼와덴코로 총 1억달러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어 아마존(8697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7866만달러) 등의 순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뿐 아니라 미국 펀드들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북미주식형 펀드에 대한 자금유입이 지속됐다. 지난 3개월간 북미주식형펀드로 2502억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지난 낙폭을 이어갔던 지난 한달 기간 동안 874억원의 자금이 늘었다.


미국 주식과 펀드에 대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자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고객들에 대한 마케팅 경쟁에 다시 돌입했다.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해외주식 모바일 수수료 할인, 해외주식 타사대체 입고 등의 이벤트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키움증권은 미국주식을 사는 고객에게 달러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에 대한 과열 조짐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기가 지난해부터 고점논란과 함께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돼왔는데 미국내 코로나19와 유가급락이 경기침체 트리거로 작용한 만큼 앞으로 이어질 변동성 장세에 유의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내 코로나19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 양적완화, 채권 차환 등의 각종 지원대책 발표에도 코로나 종료시점의 불확실성과 실물침체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사주 매입에 수급 공백이 발생하고 있어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올해 자사주 매입은 전년대비 최대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금 보유를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자발적으로 중단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하반기 중 경기 반등 및 자사주 매입이 재개되려면 코로나19가 종식수순으로 이어져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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