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선 줄줄이 운항 중단·감편...홍콩·마카오로 확대 조짐
지난해 日 보이콧 이어 근거리 국제선 수요 급감 불가피
1Q 성수기 효과 사라져...장기화시 최대 성수기 3Q 영향 우려
지난해 하반기 일본 여행 보이콧 여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항공업계가 올해도 시작부터 꼬이고 있다. 연초부터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올해도 실적 악화 우려에 신음하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총 8개 국내 항공사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잇따라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어 1분기 실적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 2곳과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6곳 등 총 8개 국내 항공사가 운항하고 있는 100개 중국 본토 노선 중 41개 노선 운항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또 24개 노선에 대해서는 운항 축소인 감편 조치가 이뤄지고 있어 전체의 65%가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현재 정상 운항되고 있는 노선들도 언제라도 중단 또는 감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LCC들을 중심으로 본토 노선 외에 섬인 하이난 노선과 홍콩·마카오 등 타 중화권 노선으로도 운항 중단 및 감편 조치가 확대되고 있어 영향을 받는 노선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 여행 보이콧 사태가 터지면서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대체 노선 중 하나로 꼽혔던 중국노선마저 타격을 받게 되면서 항공사들은 카운터펀치를 맞았다. 지난해 해외 여행객 증가로 국제선 여객 수요가 늘어났음에도 업체들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마저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겨울방학과 설연휴가 있는 1분기가 항공업계 계절적 성수기라는 점에서 파급력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각 항공사들은 일본에 이은 중국에서 중단 및 축소되는 노선을 베트남 등 동남아 노선으로 임시 증편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전에 예약이 이뤄져야 하는 항공수요의 특성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임시 방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전반적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을 감안하면 실효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항공사들은 현재 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조기에 운항 재개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오히려 현재 정상 운항되고 있는 노선도 사태 추이에 따라 추가 중단과 감편 조치를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맞닥뜨릴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사태가 1분기를 넘어 2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돼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3분기는 여름방학과 직장인 휴가철 등이 겹치는 최대 성수기여서 영향을 받게 될 경우, 항공사들로서는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주와 다음주 줄줄이 지난해 크게 악화된 연간실적을 받아들 것으로 보이는 항공사들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미 3일 실적을 발표한 진에어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491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다른 항공사들도 전년대비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어온 항공업계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특히 일본과 중국 등 근거리 노선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LCC로서는 회복하기 힘들 정도의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