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외유·민주당 의총결의…국회 가동 무망
'민심' 소재 둘러싸고 양당 아전인수·동상이몽
문희상 외유·민주당 의총결의…국회 가동 무망
'민심' 소재 둘러싸고 양당 아전인수·동상이몽
국회 재가동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기싸움을 벌이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사안마다 현격한 인식차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친여 세력의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촉발된 국회 공전이 28일로 만 한 달을 채웠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전날 러시아와 발트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으로 8박 10일 간의 출장을 떠났다. 민주당도 의총으로 의결된 "사과·유감 표명을 전제로 하는 국회 정상화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근시일 내에 국회 재가동이 무망(無望)함을 보여주는 조짐들이다.
국회법 '제5조의2 2항 1호'는 매해 6월 1일에 임시국회를 열도록 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어차피 6월에는 국회법으로 임시국회가 열린다"며 "의사일정 협의를 앞두고 '숨고르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6월 임시국회가 자동으로 열리더라도 교섭단체 대표의원 간의 의사일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는 파행 상황이 이어진다. 문제는 의사일정 협의가 이뤄지려면 어느 한 쪽이 '양보'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여의치 않다는 관측이다.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양당 모두 현 상황을 유리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여론과 관련해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여론조사에서 반등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YT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0~24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0.6%p 반등하며 50.0%를 기록, 13주 만에 50%선을 회복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반면 한국당은 민생대장정과 장외투쟁 과정에서 직접 보고들은 민심을 내세우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민생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인한 고통이 커져가고 있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는 게 내가 확인하고 또 확인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각에서는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 심하다. 한국당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여론조사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말 한마디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 아니냐"며 "그거, 믿을 수 있느냐"고 조소했다.
장외투쟁에 대해서, 민주당은 한국당의 장외투쟁이 실패했으며 '출구전략'을 찾기 바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24일 "우리도 많이 해봐서 알지만 (장외투쟁은) 오래 못 간다"고 한데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난 주말로 자유(한국)당이 장외집회를 끝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회로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황 대표는 날이 무더워졌으니 시간대를 저녁으로 옮기더라도, 토요 규탄집회를 쭉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난 민생대장정과 장외투쟁 자체에 대해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생대장정 과정에서) 외연이 확장되고 있지 않느냐"며 "구체적으로 잘 따져보면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이 넓혀져가고 있다"고 단언했다.
양당은 버티고 있다보면 상대당 지도부가 먼저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거의 모든 측면에서 양당의 현실인식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6월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의사일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회 재가동이 상당 기간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로가 상대 정당이 핀치에 몰리는 상황이라고 아전인수 격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재가동이 쉽지 않다"며 "총선이 다가올수록 강경한 태도로 지지층을 결집하려 시도할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경향이 심해지면 심해졌지,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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