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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원장' 되나…취임 2주 만에 국회의장·국정원장 독대


입력 2019.05.28 02:00 수정 2019.05.28 07:21        이유림 기자

여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등극…거침 없는 현안 발언은 '덤'

여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등극…거침 없는 현안 발언은 '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 위치한 민주연구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거는 당이 치른다. 민주연구원장은 민주연구원장일 뿐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역할에 선을 그은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양 원장의 행보가 여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양 원장은 서훈 국정원장과 비공개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대통령 최측근이자 집권여당의 싱크탱크 수장이 정보기관 최고 책임자를 비공개를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은 공식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양 원장과 서 국정원장이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정치개입'을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양 원장도 "다른 일행들과 함께 만나는 식사 자리였다"며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했다.

만남 자체가 부적절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여당의 선거 전략과 정책 수립 등을 총괄하는 인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장을 만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사적 만남'이라는 양 원장의 해명도 누가 함께 자리했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등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은 국정원이 내년 총선에 개입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양 원장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야인으로 있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그의 복귀 시점과 향후 역할을 놓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지난 14일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돕겠다는 명분으로 정치에 복귀했다.

이후에도 당 안팎으로부터 '실세'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총선의 인재 영입을 주도할 거란 이야기부터 총선 살생부를 작성할 거라는 소문까지 파다했다.

총선 살생부 소문에
거침없는 현안 발언


양 원장은 민주연구원장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공개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토크콘서트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벼슬을 했으면 걸맞은 헌신을 해야 한다"며 정계 복귀를 촉구했다. 13일에는 "민주연구원은 총선 승리의 병참기지 역할"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특히 양 원장은 지난 16일 국가 의전서열 2위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독대한 데 이어 21일 국정원장을 독대해 논란을 자초하게 됐다. 그는 문 의장과 만났을 당시에도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했다.

향후 양 원장의 역할과 비중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민주당은 민주연구원의 부원장에 김영진·이재정·이철희 의원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이근형 당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임명했다. 양 원장의 말대로 민주연구원이 총선 승리 병참 기지 역할을 한다면, 그가 당내 현역 의원들을 이끌며 총선을 지원하게 되는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양 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움직임을 지켜봐야 하는 요주의 인물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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