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 미국의 군사적 타격 및 대북제재 강화 가장 두려워해"
"美, 밀수단속 강화 움직임…김정은, 올 하반기에 먼저 협상 요청할듯"
"김씨 일가, 미국의 군사적 타격 및 대북제재 강화 가장 두려워해"
"美, 밀수단속 강화 움직임…김정은, 올 하반기에 먼저 협상 요청할듯"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북한을 움직이게 하는 약점으로 '강도 높은 대북제재'와 '군사적 타격 위협'을 지목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제 4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서 "사람들은 북한이 핵협상 중에 취하는 행동들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북한은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은 행동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3년 '1차 북핵위기'가 불거진 뒤 북한이 테이블로 나와 미국과 핵협상에 응한 것은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의 군사적 타격을 예고하고, 강도높은 대북제재안을 내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미국이 진짜로 때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커질 때마다 핵협상 테이블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2002년에 불거진 '2차 북핵위기'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당시 조지 워커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으로 이란·이라크·북한을 지목하며 긴장 분위기를 고조 시켰다.
태 전 공사는 "당시 내가 영국 대사관으로 나갈 때 강석주 외무성 1부상은 '미국이 이라크를 친 다음에 정말로 그 병력을 한반도로 몰고와 북한을 타격할 것인지 판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그런데 미군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못찾으면서 유럽에서 비판여론이 거세졌고,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했다"며 "그때 북한은 미국이 당분간 쳐들어 올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고, 그렇게 2006년에 1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초 김 위원장이 남북대화 의지를 표명하고,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도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강도 높은 대북제재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북한은 2017년 11월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뒤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화염과 분노', '코피 타격' 등을 거론하며 대북 선제타격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태 전 공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으로 때리겠다고 하자 김정은이 진짜로 크게 놀랐던 것 같다"며 그간 북한의 행동패턴에 비쳐, 올 하반기에는 또다시 '미소외교'를 벌이며 미국에 3차 핵담판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재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먼저 대화의 문을 두드린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은 대북제재를 풀어주지 않았지만, 추가적인 제재를 가하지도 않았다"며 "지난해 공해상에서 발생한 130여회에 달하는 불법 환적은 김 위원장을 하노이로 데려오기 위해 미측에서 눈감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은 한반도에 해안경비대 함정을 보내 북한의 밀수 행위를 물샐틈없이 차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며 "북한이 지금은 귀 막고 고함을 질러도 하반기에는 협상 테이블에 꼭 나올 것이다. 우리가 조바심을 갖고 북측에 정상회담 하자고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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