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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대통령 만난 정의선 부회장, 남미 시장 공 들인다


입력 2019.04.29 13:00 수정 2019.04.29 13:18        박영국 기자

대기업 총수 유일 참석…中 부진 속 신흥시장 개척 '절실'

현대·기아차, 칠레 자동차 시장 점유율 압도적 1위

피녜라 칠레 대통령, 이·취임식 당시 현대차 에쿠스 탑승 인연

대기업 총수 유일 참석…中 부진 속 신흥시장 개척 '절실'
현대·기아차, 칠레 자동차 시장 점유율 압도적 1위
피녜라 칠레 대통령, 이·취임식 당시 현대차 에쿠스 탑승 인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을 비롯한 칠레 정·관계 인사 및 경제계 인사들과 교류를 가졌다.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흥시장에서 보폭 넓히기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칠레 대통령 및 경제사절단 초청 환영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5단체가 주최했으나 경제단체 수장들 대신 부회장급이 참석했다. 기업인들도 중소·중견기업 위주에 일부 대기업 전문경영인들로 자리를 채웠다.

통상 해외 정상과 경제사절단을 초청해 진행하는 행사에는 해당 국가의 국격에 따라 참석자들의 면면이 달라지며, 이번 행사의 경우 대기업 오너 경영인들이 총 출동할 만한 자리는 아니었다.

대기업 오너 경영인은 정 수석부회장이 유일한 참석자였다. 그밖에 대기업 소속 참석자로는 전문경영인인 옥경석 (주)한화 대표이사와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이 손꼽을 정도다. 박 회장의 경우 한-칠레 경협위원회의 한국측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런 자리에 정 수석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재계에서도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행사 주관 단체인 대한상의에서도 정 수석부회장의 참석 신청에 반신반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그룹이 처한 상황을 보면 정 부회장의 행보가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고전하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에서의 판매실적은 그 이전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계속해서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고, 반등도 요원한 상태라 대체 시장 개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4월 인도를 방문해 현대차 첸나이 공장과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한편, 인도 유력 인사들과 교류를 가졌다. 인도 방문은 2월 미국 방문에 이은 정 부회장의 두 번째 출장으로, 그만큼 신흥 시장을 중요하게 챙기는 모습이다.

이번 칠레 대통령 및 경제사절단 초청 오찬에 정 수석부회장이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남미는 인도·동남아와 함께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의 대안으로 적극 개척해야 할 중요한 시장이다.

북미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차 브라질 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의 물량 확보 차원에서도 중남미 시장은 중요하다.

칠레 단일 시장만 해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에 따르면 2017년 칠레 자동차 시장은 대형 트럭과 버스를 제외한 승용·소형 상용차만 36만여대 규모였다.

그 중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3만여대씩 판매해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를 합산하면 압도적인 1위다. 두 회사를 합친 점유율은 15%에 육박한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현대차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역대 대통령 이·취임식에 의전차를 독점 제공한 바 있으며, 2007년 중남미 국가 정상회담, 2013년 중남미-유럽 정상회의 등에도 차량을 지원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0대 칠레 대통령을 역임한 뒤 지난해 3월 다시 42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피녜라 대통령은 2010년 취임식과 2014년 이임식에서 현대차 에쿠스(제네시스 G90 전신)를 이용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칠레는 현대차그룹에게 신시장 개척 차원에서 챙겨야 할 국가이긴 하지만 생산법인도 없는 곳에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수장이 따로 시간을 내 방문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이번에 칠레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이 방한한 자리가 교류를 갖기에 적절한 기회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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