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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경영권 운명은...대한항공 주총서 표 대결


입력 2019.03.27 08:00 수정 2019.03.27 08:33        이홍석 기자

국민연금 연임 반대 의견으로 더욱 버거워진 표 확보

특별결의로 3분의 2 찬성해야...외국인 표심 주목

국민연금 연임 반대 의견으로 더욱 버거워진 표 확보
특별결의로 3분의 2 찬성해야...외국인 표심 주목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건 한판승부가 펼쳐진다. 27일 오전 9시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장에서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논의한다.

전날인 26일 오후 늦게 2대 주주인 국민연금(11.56%)이 '반대' 의결권 행사를 예고하면서 연임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은 한층 치열해진 양상이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전체의 3분의 1 가량인 33.3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정관에서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특별결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출석주주의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일반결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보통의 회사보다 까다로운 규정으로 확보해야 하는 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으로 외국인의 경영권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마련한 규정이 이번에는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 행사를 예고한 가운데 외국인 주주와 기관 투자자,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조 회장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전날 국민연금의 반대 결정으로 남은 절반의 지분 중 22% 가량이 연임 반대에 투표하게 되면 조 회장의 연임은 무산된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지분 24.77%를 보유한 비중이 가장 큰 외국인 주주의 표심이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은 조 회장 연임에 반대 권고를 했다.

국민연금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조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고 이사회 독립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의결권 위임 운동이 이번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의 성공적인 서울 개최 등을 위해 항공전문가인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최근까지 회사안팎에서 표 확보에 총력전을 펼쳐와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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