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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수장에 비전문가 내정…업계 '기대반·우려반'


입력 2019.03.07 16:07 수정 2019.03.07 17:13        조인영 기자

현대상선 새 수장에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사장 내정

선대 확충에 따른 항로 구축·새 얼라이언스 모색 '과제'

현대상선 새 수장에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사장 내정
선대 확충에 따른 항로 구축·새 얼라이언스 모색 '과제'


현대상선 채권단이 유창근 사장의 뒤를 이어 현대상선을 이끌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배재훈 전 판토스 대표를 내정했다. ⓒ데일리안

현대상선을 이끌 새로운 CEO로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대표가 내정되면서 해운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해운 경험이 없어 선대 확충에 따른 영업력 및 네트워크 강화, 글로벌 얼라이언스 편입 등의 산적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7일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6일 경영진추천위원회 결의를 거쳐 신임 현대상선 CEO로 배 전 대표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배 내정자는 현대상선 이사회 의결 이후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현대상선을 정식으로 이끌게 된다.

배 내정자는 배명고와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숭실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마케팅담당 부사장, 범한판토스 사장,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산은은 "이번 신임 CEO 선임 과정에서는 현대상선의 경영혁신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영업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역량·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대형 물류회사 CEO를 6년간 성공적으로 역임한 물류전문가로서 영업 협상력, 글로벌 경영 역량, 조직관리 능력 등을 겸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상선 고객인 화주의 시각으로 현대상선의 현안들에 새롭게 접근함으로써 경영혁신 및 영업력 강화를 이끌어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운업계는 그러나 비(非)해운 인사를 국적선사 대표로 세운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수 년간의 구조조정 과정 속 수익성 있는 사업을 매각하고 컨테이너선 사업 위주로 재편하면서 13분기 연속 적자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긴 현대상선은 최근에서야 지난 2016년 외국사에 넘어갔던 부산 신항 4부두 운영권을 되찾고,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등 경영 안정화에 매진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선대 확충 뿐 아니라 그만큼의 화주 및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몸집만 키워서는 치열한 운임·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선사들 사이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국내 화주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유럽 등 해외 항로 개척과 네트워크 확충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와 MSC와 맺은 얼라이언스(2M) 역시 내년 3월 종료를 앞둔 만큼 새로운 동맹처를 찾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글로벌 해운 시장은 2M, 디얼라이언스, 오션얼라이언스 3대 동맹체제로 구성돼 있다. 새 얼라이언스 편입을 앞두고 각 해운사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신임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산업 특성상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비(非)해운 출신 인사가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현대상선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핵심사업인 컨테이너선 부문에 한진해운 출신인 박진기 전 상무를 영입할 예정이다. 박 전 상무는 한진해운 컨테이너 사업 경험이 있으며, 최근엔 일본계 NYK·MOL·K Line이 합병한 ONE에서 영업을 맡았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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