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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Korea] 호찌민 산업단지 ‘뚜벅이 영업’ 4년…KB 기업금융 길 열다


입력 2019.01.08 06:00 수정 2019.01.08 08:12        데일리안(베트남 호찌민) = 조태진 경제부장

[신남방 금융벨트를 가다] 4년 만에 고객 두 배 김현종 KB국민은행본부장

화재에도 돈 빌려준 뉴발란스 최대 고객으로…“지점 대형화가 다음 목표”

한국 기업과 금융회사에 있어 동남아시아는 가장 손꼽히는 기회의 땅이다. 현 정부가 막혀있는 한국 경제의 활로로 ‘신남방 전략’을 정조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개발도상국 리스크는 상존하지만 이 지역 성장잠재력이 갖는 메리트는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특히 금융권의 동남아 진출은 급가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미얀마와 캄보디아 시장 선점을 위한 ‘퀀텀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시장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는 동남아 4개국에서 신남방 금융벨트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활약상을 직접 들여다봤다.

[신남방 금융벨트를 가다] 4년 만에 고객 두 배 김현종 KB국민은행본부장
화재에도 돈 빌려준 뉴발란스 최대 고객으로…“지점 대형화가 다음 목표”


김현종 KB국민은행 호찌민본부장이 집무실 벽에 걸려있는 국가산업단지 배치도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조태진 경제부장.

호찌민시 엠플라자사이공타워 집무실에서 만난 김현종 KB국민은행 호찌민본부장은 영업창구 현장을 사진에 담고 싶다는 기자에게 “내세울 것이 없다”며 연신 손사래를 쳤다.

한국인 직원 4명(현지 채용인력 포함) 정도 규모에 사무실을 건물 두 개 층에 나눠 배치해 소위 ‘폼’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였다. 하지만 김 본부장이 베트남 근무 기간 일궈낸 성과를 들여다보면 겸손에 가까웠다.

지난 2015년 부임한 김 본부장은 4년 만에 거래 기업고객 수를 두 배로 늘렸다. 소매금융에 특화된 KB국민은행의 영업구조를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영업철학은 단순했다. 호찌민시 외곽을 둘러 싼 산업단지를 발바닥이 닳도록 다니며 명함을 돌렸다.

김 본부장은 “초기에는 사장을 만나기는커녕 경비원을 넘어서는 게 일차 목표일 정도로 문전박대의 연속이었다”며 “그런 식의 발품을 일 년이 넘도록 반복하면서 안면을 텄고 거래처를 100곳에서 200곳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은 빈즈엉 국가산업단지 베트남공장을 두고 있는 뉴발란스. 공장 두 개동이 거의 전소되다시피 한 대형 화재로 모든 은행이 거래를 주저했을 때 유일하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생산기지 재구축을 위한 비용을 대줬다”며 “현재 가장 큰 여신을 취급하는 고객으로 자리잡았고 여타 기업들에게도 신뢰할만한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주면서 영업에 탄력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KB국민은행 호찌민지점은 6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둬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올라왔다. 여신 규모는 1억5000만달러, 총 자산은 2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본사도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하노이지점 개설에 속도를 냈고, 지난해 12월 결실을 맺었다.

김 본부장의 다음 목표는 토털금융서비스를 위한 지점 대형화다. 신규 지점을 내는 데 5년 이상이 소요되는 등 물리적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지점 개설과 현지 금융회사 인수는 효율성과 잠재 리스크 측면에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주재원 20명에 현지 직원까지 200명 정도가 근무하는 매머드 지점을 갖춰 여수신업을 비롯해 카드, 금융투자에 이르기까지 토털업무 시스템을 구축해 시너지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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