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앞두고 유통가 대대적 세일…초라한 성적표
경기불황·이른 한파·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영향
연말 앞두고 유통가 대대적 세일…초라한 성적표
경기불황·이른 한파·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영향
사라진 연말 특수에 유통업계가 울상이다. 오랜 경기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꽉 닫으면서 할인점 매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말을 앞두고 대대적인 세일을 벌였던 유통업계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마저 맞물려 실적 부진의 악수로 작용했다.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 4분기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은 0%(롯데-1.5%, 신세계 3%, 현대 1.5%)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 3분기(3.4%)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다.
일찌감치 연말 분위기를 띄우려고 백화점업계가 '크리스마스마케팅'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12월 매출 신장률은 3.2%로 오히려 10월(3%) 수준에 불과했다. 이른 추위로 한파를 대비하는 소비가 10월로 옮겨가면서 12월 연말 특수마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형마트 4분기 기존점 성장률은 -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시간 축소로 매출은 감소했으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적인 측면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온라인 채널 식품 부문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온라인 채널 식품 부문 성장률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전체 온라인 채널 성장률은 지난해 대비 23%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롯데쇼핑의 4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일회성 분양수익을 제거한 2030억원 대비 23% 증가한 25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비용절감 효과가 지속되고 인건비 분할반영으로 4분기에도 백화점 이익이 20% 늘어나며 전년 동기 640억원 수준으로 반영됐던 중국 할인점 적자가 제거된 영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10월 -10%, 11월 -5% 성장률에 이어 12월 소폭 역신장이 예상된다. 수퍼 사업도 리뉴얼과 최저시급 인상으로 기존점 성장률은 -3%, 감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세계의 4분기 영업이익은 작년(1520억원) 대비 6% 감소한 1440억원으로 추산된다.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센트럴시티 리뉴얼 효과가 일부만 반영됐고, 면세점 사업부 신규점들의 적자가 실적 발목을 잡는 주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4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0% 감소한 1300억원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트레이더스의 견조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할인점 기존점이 크게 위축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4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수준인 1170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백화점 부문은 기존점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이어 판관비 절감 효과가 이어지면서 증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올해 11월 오픈한 면세사업에서 초기 적자가 예상된다.
유통업계는 집객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상품과 신년 맞이 세일로 소비 촉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화된 경기 불황에 해외여행, 수능 등과 맞물려 연말 특수가 실종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 문화 행사를 늘려 집객 효과를 노리거나 신년 맞이 세일을 통해 얼어 붙은 소비자들 지갑 열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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