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우라늄광산 가동 정황…의구심 커진 '비핵화 진정성'
38노스 “평산지역서 광석 폐기물, 정제부산물 눈에 띄게 커져”
北 핵무기·시설 보유량 ‘깜깜’…강도높은 핵사찰 합의해야
북한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광산시설이 계속 가동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남·북·미 비핵화 협상 및 대화가 이뤄지는 와중에도 북한이 핵 활동을 지속한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2016년과 최근의 평산 지역 위성사진을 비교한 결과 일대 우라늄 광산 및 정광 공장이 가동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평산 광산은 북한의 최대 우라늄 정광 시설로 꼽힌다.
38노스는 가장 서쪽에 위치한 광산에서 광석 폐기물과 정제 부산물의 규모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포착된 폐기물들이 최근 채굴된 우라늄의 부산물인지, 이미 채굴돼 있던 것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하천이 2년 전과 비교해 더욱 심하게 얼룩진 모습도 포착됐다. 우라늄을 정련하는 과정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이 배출되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북한 당국은 비핵화 진정성을 증명한다는 취지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서해 미사일 발사장의 일부 시설을 해체했다. 그러나 해체작업 참관에 외부 전문가들은 배제된 탓에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4월~5월 북한 영변의 방사성화학연구소에서 증기가열기의 가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IAEA는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진척되고 이와 관련된 북한의 성명들도 큰 우려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이에 동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7월 북한이 산음동 연구 시설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2기를 제조하고 있는 것을 미국 정보당국이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6월 말에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이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을 은폐하려 한다는 미 국방정보국의 보고서가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도화된 핵무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비핵화 작업 시 전문가 그룹이 북한의 모든 지역을 제한 없이 사찰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955년부터 핵 개발에 나선 북한은 이미 전국 곳곳에 핵 관련 시설을 건설했고 이를 은닉하는 노하우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토의 80%가 산악지대인데다 사회가 철저하게 폐쇄·통제됐다는 점은 핵 관련 정보 파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같은 문제를 인식한 듯 트럼프 행정부는 성역(聖域)없는 비핵화 사찰·검증 합의 도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 계획을 밝히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핵심 요소인 ‘사찰·검증’ 부분에서 성과를 도출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정권은 외부기관의 제한 없는 사찰행위를 ‘자주권유린’ ‘체제위협’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이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측은 핵사찰 과정에서 김 씨 일가의 비밀시설이나 정치범 수용소 등 정권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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