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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정상회담] 정의당의 딜레마…평화와 갑질 사이


입력 2018.09.18 04:00 수정 2018.09.18 06:11        이동우 기자

남북평화 대승적 차원서 대기업 방북 공식 논평 자제

"이재용 2심 선고 후 자숙하는 게 옳지 않나 생각"

남북평화 대승적 차원서 대기업 방북 논평 자제
"이재용 2심 선고 후 자숙하는 게 옳지 않았나"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정의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다보니 대기업 총수들의 방북 동행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애써 숨기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대기업에 맞서 노동 중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해온 정의당인 만큼 남북정상회담을 '대승적 평화'와 '갑질과의 전쟁' 사이에서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다는 평가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17일 대기업 총수들의 방북을 묻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국가에서 좋은 일을 하자고, 소위 잘해보자고 힘을 모은 일이지만 국민 정서에 비추어 보자면 복잡한 심정"이라며 "정의당 내부는 대기업 총수들의 동행이 결정된 것을 알고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총수들이 방북에 동행하게 되면 자본주의 돈이 움직이게 된다. 그러면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에 대해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이재용 부회장은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에서 자숙하는 게 옳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있는 점을 인정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대표들이 5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최 정당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와 관련해 정의당내 의원 및 원외 인사들도 공식적인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심상정 전 대표 또한 회의에서 대기업 총수들의 남북정상회담 동행에 대해 언급을 피하며 정부의 평화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정의당은 남북 평화 기조에 대해 정부여당과 뜻을 함께하며 목소리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의 방북 동행 제안을 받아들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정치지도자의 공동방북은 1948년 김구 선생과 김규식 선생을 비롯해 정당과 단체 대표들이 참가한 '남북제정당 사회단체 연석회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방북에 대해 즉답을 피했지만 "판문점 선언이 단순히 평화적인 협력체계를 갖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협력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기업가들이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사실상 그의 방북을 인정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당내 위치가 애매한 상황에 놓인 게 사실"이라며 "우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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