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이재성, 벤투호서도 중심 예약
코스타리카 상대로 선제 결승골
독일 무대 진출 후 한층 성장한 모습
아시아 무대를 평정하고 유럽으로 건너간 이재성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데뷔전 승리를 이끌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2-0으로 완승했다.
한국(57위)은 FIFA랭킹이 25계단이나 높은 코스타리카(32위)를 맞아 힘겨운 싸움이 예상됐지만, 높은 점유율과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아냈다.
그 중심에는 이재성이 있었다. 이날 손흥민, 남태희와 함께 2선에 포진한 이재성은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왼쪽 풀백 홍철이 낮고 빠르게 올려준 크로스를 빠른 침투에 이은 슈팅으로 연결했고, 군더더기 없는 원터치 패스로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시작은 우측이었지만 중앙과 측면을 쉴 새 없이 오가며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재성은 벤투 감독에 첫 골도 선물했다. 전반 32분 손흥민이 남태희가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지만 골대를 때렸다. 이를 순식간에 문전으로 달려든 이재성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순간 스피드와 볼에 대한 집중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줬다.
그의 활약은 비단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중원과 수비에서도 존재감이 대단했다. 박지성을 떠올리는 활동량을 앞세워 끊임없이 중원 싸움에 가담했다.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 속도를 늦추고, 절묘한 위치 선정 및 태클로 볼을 빼앗아오는 모습도 보였다. 상대가 강하게 몰아칠 때는 후방으로 내려서서 안정감을 더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재성은 후반 21분 문선민과 교체돼 나갈 때까지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그라운드 전 지역을 끊임없이 누볐다. 공격에선 창의성과 날카로움을 불어 넣었고, 수비에선 안정감을 더해주면서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했다.
얼마 지나진 않았지만, 이재성은 독일 무대 진출 후 한층 성장한 모습이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부족함’을 느꼈다. 아시아 무대에서는 ‘최고’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는 데 무리가 없었지만, 세계무대는 달랐다. 결국 지난 7월, 독일 분데스리가 승격을 꿈꾸는 홀슈타인 킬(2부) 이적을 선택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후 이재성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맞이한 2018-19시즌 독일 2부 리그 개막전에서 2도움을 올렸다. 강력한 우승 후보 함부르크를 상대한 독일 무대 데뷔전에서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이어진 하이덴하임과 맞대결에선 데뷔골도 터뜨렸고,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컵에서는 도움을 추가해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까지 달성했다.
‘2017시즌 K리그1 MVP’ 이재성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증명했다. 강한 선수들과 쉴 새 없이 부딪히면서 더 단단해지고 노련함까지 더해진 모습이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 중심을 향해 나아가는 이재성이 벤투호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