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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단축·최저임금'에 발목 잡힌 편의점·식품업계


입력 2018.08.08 15:54 수정 2018.08.08 16:21        김유연 기자

인건비 비중이 큰 식품유통·식자재업체 '타격'

편의점 업계, 출점 둔화…본사 매출 감소 이어져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연합뉴스

근로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역풍이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다. 지속되는 불황에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자 기업들은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실적은 매분기 부실해 지고 있다.

가맹점 비중이 높은 편의점 업계의 경우 최저임금 여파로 가장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인건비 부담으로 가맹점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본사 매출도 타격이 불가피해 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른데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이 10.9%로 확정되면서 인건비 부담 여파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6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3103억원으로 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노무비 증가 등으로 파악된다.

신세계푸드는 구내식당, 외식, 베이커리 등 식음사업과 식품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급식·외식업체는 인건비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큰 업종으로 꼽힌다.

식자재유통 회사인 CJ프레시웨이도 올 2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다.

CJ프레시웨이의 2분기 매출은 작년 대비 12.5% 증가한 7140억원, 영업이익은 7.8% 감소한 129억원으로 예상된다. 외식과 급식 유통에서 12.9%가 빠진 게 영향이 컸다. 올해 매출액은 작년 대비 14.8% 상승한 2조 8753억원, 영업이익은 8.9% 하락한 4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기업체 구내식당 운영시간이 변경되거나 이용 고객이 감소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확정되면서 인건비 인상으로 인한 실적 악화 문제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편의점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편의점 가맹본부들은 점포수 포화 상태 속에서 신규 가맹점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지난해 정부 권유에 따라 마련한 '상생안'으로 영업이익률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출점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매출 성장세도 꺾였다.

상반기 CU 점포 순증(신규 점포수-폐점 점포수)은 394개로 작년보다 58% 줄었고, GS25 점포 순증도 67% 줄어든 343개에 그쳤다. 올 들어 점포 증가율이 급격한 둔화세를 보이면서 편의점 실적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년 3분기(6.8%) 이후 계속 성장세를 이어오던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4년여 만에 처음으로 2분기에 한 자릿수(9.8%) 성장에 그쳤다.

1분기 CU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9% 감소했고, GS25 역시 영업이익이 37.2% 감소했다. CU의 2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GS25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6974억원, 52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과 비교해 매출은 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 줄어든 수치다.

올해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이 큰 폭 인상되면서 편의점 업계는 또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점포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신규 점포를 운영할 점주를 모시기가 어려워졌고, 폐점이 잇따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자영업자들이 급격하게 줄고 그 부담이 점주들과 본사에 전가되고 있다"면서 "다점포율을 낮추고, 점당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재는 과도기적인 단계"라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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