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대시장 안정?…전월세전환율·전세가율 연중 최저
전월세전환율 4.22%, 전세가율 65.2%로 최근 2년 내 최저 수치 기록
다주택자 내놓은 물량과 입주물량 증가가 원인...체감 전셋값은 여전히 높아
서울 곳곳에서 아파트 임대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과 매매가에서 전세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인 전세가율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전세값은 최근 하락세와 보합세를 지속하다가 최근 소폭 상승세를 보이는 정도로 움직임이 작다.
이는 갭투자를 노렸던 투자자들이 양도세 중과, 보유세 인상 등의 이유로 한꺼번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내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서울에서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헬리오시티 등 올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도 서울 아파트 임대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이 대체적으로 안정화를 찾는 모습이다.
실제 국민은행 시계열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평균 4.22%로 지난 6월 4.23%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로, 이 비율의 하락은 전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세 부담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이 비율로 비율로 임대인은 요구수익률, 임차인은 전월세 선택 및 월세계약시 기회비용을 계산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다만 전월세전환율 하락이 절대적인 월세부담의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상대적으로 월세수요는 줄어든 반면, 집주인의 월세선호 현상으로 월세공급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평균 64.8%로 2014년 11월 65.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3구는 50%대 붕괴를 앞두고 있다. 강남구는 50.8%, 서초구는 52.8%, 송파구는 53.3%다.
갭 투자의 성지로 불렸던 강북 지역의 전세가율도 줄줄이 하락했다. 2년 전에는 전세가율 80%를 넘는 곳이 성북구, 강북구 등 수두룩했지만, 현재는 70%대마저 위협 받고 있다.
전세값 역시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지난주 0.02% 상승에 그쳤다.
이는 전주인 7월 27일 기준 0.01%에 비해 증가폭이 커진 것이지만, 서울 전셋값은 최근 10주연속 하락세를 보여 소폭 상승세는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셋값이 안정화를 이루며 일부 하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고점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수요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다르다고 평가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실제 전세시장에서 아파트 전셋값은 별 변동이 없는데, 매매가가 높아지면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생길 수 있다”며 “다만 서울은 물론 인근 수도권에 워낙 대규모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올 하반기까지 전셋값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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