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해외건설 수주 다시 '탄력'…건설사들 동남아 시장 지켜낼까
하반기 수주실적 188억달러, 누적 8000억달러 달성 초읽기
라오스 댐 붕괴 등 위기 극복하면 오히려 신임도 올라갈 수도
연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하반기 들어 탄력을 받아 상승하고 있다. 이는 최근 대형사들은 물론 일부 중견사들이 해외 프로젝트를 잇따라 확보하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지난해 수준을 넘어, 누적 수주액 8000억달러 달성이 3분기 중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곳간인 동남아 지역 수주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저가입찰 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SK건설 라오스 댐 붕괴의 영향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중동시장 발주가 되살아 날 기미가 커지고 있어 해외건설 수주 전망은 여전히 장밋빛이 우세하다.
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올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188억6146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약 13억달러) 증가한 것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수주한 공사건수는 총 235건, 102억5029만달러 규모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공사건수(266건)는 줄었지만, 공사비규모(76억9654만달러)는 50%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중동지역 시장의 실적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초부터 현재까지 국내건설사들이 중동시장에서 따낸 공사건수는 26건, 67억1843만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38건, 90억1726건과 비교하면 뒤쳐진 실적이다.
국내 해외건설 수주는 연초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데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 2분기 들어 부진에 빠졌다. 또 지난 6월에는 수주액이 전년 동기 수준을 밑돌며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다시 힘을 내는 모습으로 국내 기업들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이달 들어 삼성엔지니어링과 포스코건설 등이 대형 프로젝트 수주 낭보를 전하며 분위기 반전을 이뤄냈다.
지난달 17일 삼성엔지니어링은 베트남 롱손 석유화학단지 내 연간 45만t의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을 생산하는 플랜트와 연간 40만t 규모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는 플랜트 건설사업의 수주를 확정했다. 두 플랜트 사업의 규모는 약 5억5000만달러다.
이어 포스코건설은 같은 달 27일 1억6000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항만공사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에 대림산업과 대우건설도 각각 러시아와 나이지리아에서 건설공사를 따내며 수주액 확대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중견기업인 성하지질공업과 태인이앤씨도 각각 싱가포르와 인도에서 1000만달러 안팎의 공사를 수주했다.
해외건설업계에서는 누적 수주액 8000억달러 달성이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해외건설 누적실적은 7982억9926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줄을 잇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주춤했던 중동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이다.
다만 건설사들은 수주전에 고삐를 조이는 한편 '라오스댐 붕괴 사고'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라오스 댐 등의 위기 있지만, 충분한 대처와 수습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신임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며 "중동에서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 왔고 기술을 인정 받고 있어 연초 기대했던 해외건설 실적 달성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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