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로 쑈핑'서 잘 나가는 화장품…중소업체 신 판매처로 급부상
이마트, B급 만물상 콘셉트 '삐에로쑈핑'으로 젊은층 겨냥…화장품·의류 인기
온라인 유통 화장품 발굴해 입점…'딴 데선 볼 수 없는 상품' 늘려 차별화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만물잡화점 '삐에로쑈핑'이 화장품업계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B급 감성의 보물창고'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는 삐에로쑈핑은 중소업체 상품 발굴에 적극 나서며 차별성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 화장품 업체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화하고자 하는 신세계그룹 양측의 의도가 서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삐에로쑈핑은 일본의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매장으로, '재미있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콘셉트로 내세워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하고 있다.
삐에로쑈핑은 오픈 한 달 동안 일평균 1만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이 기간 매출도 이마트 목표치의 140% 가량을 달성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88%는 중소기업 및 중소형 벤처 상품으로 창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쇼핑보다 재미를 추구하는 매장 콘셉트와 한정된 공간에 4만여 개 다양한 상품을 진열하는 압축 진열 방식을 채택했고, 대형마트와의 상품 중복율이 30% 미만이다 보니 기존 유통채널에서는 볼 수 없는 중소 협력사 상품을 대거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삐에로쑈핑은 기존에 거래하지 않았던 중소기업과 중소벤처 130여개 상품을 추가로 입점시켰다. 매장을 찾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협력사 측에서 삐에로 매장 콘셉트에 맞는 상품을 찾아 역으로 입점을 제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이마트 매장과 달리 삐에로쑈핑에서는 화장품과 의류 판매 비중이 높다. 이마트가 삐에로 쑈핑 개점 열흘 간 조사한 결과, 화장품·리빙·애완 카테고리 매출이 29.9%로 가장 높고 식품(27.1%), 패션(21.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마트에서는 식품(54.3%) 판매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대비된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삐에로쑈핑 입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유통됐던 코리아나화장품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앰플엔'은 베스트셀러 앰플과 토너, 아이크림 등을 앞세워 처음으로 오프라인 채널에 진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삐에로쑈핑이 론칭 이후 많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어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이번 입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술에 기반을 둔 화장품 전문기업 큐티젠랩의 브랜드 '인터미션'은 삐에로쑈핑에서 저자극 스킨케어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인터미션도 작년까지는 W컨셉스토어, 미미박스, 롯데닷컴 등 온라인 채널 위주로 입점했지만 올해들어 삐에로 쑈핑 등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했다.
코스모코스의 더마 코스메틱 '비프루브'는 기초케어와 색조, 바디·헤어케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보유한 브랜드지만 삐에로 쑈핑에는 헤어톨로지 라인을 입점시켰다. 전문가 솔루션을 바탕으로 두피 타입과 모발 컨디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두피케어, 모발관리, 스타일링 등 제품을 포함한 라인이다.
삐에로쑈핑에선 해외 인기 화장품도 만나볼 수 있다. 헬스케어 유통 전문기업 오엔케이가 수입·판매 중인 홍콩 화흥의 '백화유'는 삐에로쑈핑 오픈과 동시에 입점했다. '에너지 오일'이라는 별칭을 가진 백화유는 원하는 부위에 2~3방울 떨어뜨려 문지르듯 바르는 오일 제품으로 홍콩 여행객 사이에서 필수 기념품으로 입소문 난 제품이다. 이밖에도 해외 각국의 인기 화장품들이 함께 입점해 있다.
이마트는 오는 9월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지하 2층에 선보이는 삐에로쑈핑 2호점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중소 협력사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브랜드 매니저는 "중소업체에는 새로운 판로를, 소비자에게는 온라인 이슈 상품을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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