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임종헌 사무실서 숨겨둔 USB 발견…‘스모킹건’ 되나
버렸다던 ‘백업파일’ 직원 가방 속에 있었다…핵심 단서 가능성
버렸다던 ‘백업파일’ 직원 가방 속에 있었다…핵심 단서 가능성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은닉한 자료를 확보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날 임 전 차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그가 법원행정처 자료를 별도로 백업해 놓은 USB(이동식저장장치)를 발견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 전 차장은 지난해 3월 법원행정처를 나오며 사용하던 컴퓨터의 파일을 백업(복사)해 갖고 나온 것은 인정했지만, 이 파일이 담긴 하드디스크와 업무수첩은 모두 폐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지난 5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결론 내자 그 직후 이를 버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USB를 사무실 직원에게 맡겨 숨겨두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USB가 사법농단 사건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지 주목된다.
현재 검찰은 법원행정처로부터 사건 관련자들의 하드디스크를 임의제출받고 있으나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의 하드디스크는 이미 디가우징(자기장을 이용한 물리적 파일 삭제)돼 분석이 어려운 상태다. 또 임 전 차장의 하드디스크는 디가우징되지 않았지만 대법원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이번에 발견된 USB가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행정처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각종 ‘재판거래’ 의혹 문건을 작성하거나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지난해 법원을 떠나면서 재직 시절 생산하거나 보고받은 문건들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어제 판사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재판 거래에 관여한 의혹으로 임 전 차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하지만, 함께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등에 대해서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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