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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 회장 "기내식 업체 변경, 1600억 투자때문 아냐"


입력 2018.07.04 18:49 수정 2018.07.04 19:06        이홍석 기자

유리한 조건 제시한 업체와 계약...금호홀딩스 투자와 무관

"기내식 대란 사태 수습하고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질 것"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리한 조건 제시한 업체와 계약...금호홀딩스 투자와 무관
"기내식 대란 사태 수습하고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질 것"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사태를 초래한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과 관련, 금호홀딩스에 대한 투자 조건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행후 전략적 사업 파트너로서 가치를 보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박삼구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광화문사옥에서 개최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사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투자금 조건 때문에 기존 기내식 업체와 계약을 해지 한 것이 아니다”며 “기내식 업체 변경은 투자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 새로운 업체가 기내식을 공급하면서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내식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항공편 출발이 예정시간보다 지연되고 기내식 탑재가 이뤄지지 않은채 항공편이 출발하는 등의 문제가 나흘째 지속됐다.

특히 기내식 업체 변경으로 인해 이번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존 업체와 계약 해지에 대한 의혹이 일었다.

새로운 기내식 업체 선정 과정에서 아시아나가 그룹 지주사로 박 회장이 대주주인 금호홀딩스가 발생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를 조건으로 내세웠고 이를 수용하지 않은 기존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를 대신해 조건을 수용한 중국 하이난 그룹 계열사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박삼구 회장은 이에 대해 더 유리한 파트너를 구하기 위한 비즈니스 차원의 당연한 노력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600억원 투자 조건은 업체 변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LSG와의 계약은 IMF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이뤄지다 보니 불리한 조건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조건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03년 LSG와 합작사를 설립할 당시 지분율 80대 20이었는데 지분이 20%밖에 되지 않다보니 경영 참여 등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또 원가 공개 조건이 있었음에도 LSG가 이 부분을 공개하지 않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사가 제시한 합작 조건을 비교한 결과 지분율뿐만 아니라 원가 공개, 케이터링 질 면에서 게이트고메코리아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합작조건에서 지분율이 40%였고 원가 공개와 경영 참여 조건도 수용했다”며 “규모가 큰 하이난 그룹과는 자본 유치뿐만 아니라 신규 프로젝트 추진 등 전략적 파트너로서 가치도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존 업체인 LSG와의 계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2003년 첫 계약 당시 계약을 5년 단위로 하되 두 번 연장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합의했다”며 “ 이 때문에 LSG와의 계약은 올 6월 말로 만료될 예정이었다”며 계약 해지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음을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건설 중이던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기내식 공급이 어려워지자 샤프도앤코코리아와 3개월 단발공급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생산능력 한계가 뚜렷했고 수만명 규모의 기내식을 납품한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예견된 사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미리 예측을 잘못한 것이 우리의 실책이기 때문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경영진에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지만 지금은 사태 수습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은 각각 2건의 노밀 서비스와 출발 지연 항공편이 발생했는데 내일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이번 사태의 총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그동안 회사와 그룹을 사랑해 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끼친데 대해 회장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하면서 신뢰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저희들 부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게 돼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고객과 유족, 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빠른 시일내에 국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박 회장은 자신의 딸이 계열사인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한 것과 관련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박 회장의 딸인 박세진 씨는 1978년생으로 지난 1일 인사를 통해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상무에 선임됐다. 박 신임 상무는 요리·호텔 경영 전문학교 르코르동블루 도쿄를 거쳐 르코르동블루 런던을 졸업하고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 ANA 호텔 도쿄에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지만 이후 전업주부로 생활을 해왔다.

박 회장은 “그룹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금호리조트에서 사회와 경영 공부를 하면서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딸이라도 능력이 부족하고 지탄을 받는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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