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들의 ‘이유있는’ 손사래
누가 되든 계파갈등 희생양…당내 힘실어줄 인물도 없어
누가 되든 계파갈등 희생양…당내 힘실어줄 인물도 없어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물망에 오른 후보들이 손사래치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측은 한국당을 향해 “예의없다”고 했고,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농담이죠”라며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이처럼 한국당이 비대위원장 구인난에 빠진 건 극심한 계파 갈등, 차기 권력 부재 등 내부적 요인 때문이라는 평가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친박(親박근혜)계는 혁신비대위원장이 자신들을 겨냥한 인적 쇄신을 시도할 거라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과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복당파가 당권을 쥐려한다는 판단이다. 친박계가 비대위원장 임명 전부터 ‘복당파 흔들기’에 주력하는 이유다.
김진태 의원은 4일 ‘보수의 미래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당이 이렇게까지 엉망이 되는 중심에는 김성태 권한대행이 있다”며 “선거에 지고 와서는 ‘우리가 적폐 세력임을 인정하자’고 한다. 적에게 항복한 장수를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겠나”라고 했다.
김태흠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때 당 대표를 맡았던 사람(김무성 의원)으로서 난파선이 돼 갈피를 못잡는 당에 혼란만 가중시켰다면 당을 위한 희생과 결단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적었다.
이같은 상황에 비춰보면 향후 비대위원장은 누가되든 친박계와 복당파 간 갈등 속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인적 청산하겠다”며 나섰던 인명진 당시 비대위원장도 결국 특정 계파의 저항을 이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장한 바 있다.
비대위원장에 힘 실어줄 사람은?
한국당엔 비대위원장의 칼에 무게를 실어줄 차기 권력도 없다. 당외 인사가 주축이 되는 비대위의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선 당내 압도적 지지가 필수적이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인적 쇄신이 먹혀든 것도 확실한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당시 대표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핵 사태 이후 끝없는 하락세를 겪고 있는 한국당은 리더십이 소멸된 상태다. 결국 현재 한국당 비대위원장 자리는 무딘 칼만 휘두르다 내년 4월에 치러질 재보궐 선거 성과 부진의 멍에를 뒤집어 쓸 가능성이 큰 자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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