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만물상 '삐에로쑈핑'…미친 가격+B급 감성 충만

이마트, 28일 ‘삐에로 쑈핑’ SF코엑스몰점 오픈

혼돈, 쇼핑보다 재미라는 역발상의 매장 선봬

삐에로 쑈핑 직원유니폼. ⓒ이마트

#. 렌즈와 색조 화장품을 고른 후 여름을 나기 위한 선풍기도 하나 장만한다. 혼술을 위한 와인과 안주를 고르고 된장찌개를 끓일 채소도 골라 담는다. 평소 신고 싶었지만 비싸서 망설였던 골든구스 운동화도 절반 가격에 '득템(아이템 획득)'했다. 이 모든 게 대형마트를 가지 않아도 삐에로 쑈핑에서 가능한 일이다.

27일 오픈을 하루 앞둔 삐에로 쑈핑을 찾았다. 삐에로 쇼핑은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지하1층과 지하2층에 걸쳐 위치해 있으며 지하1층 270평(893㎡) 지하2층 490평(1620㎡)으로 총 760평 규모다.

매장을 들어서는 순간 마치 '보물찾기' 하듯 쇼핑하도록 해 놀이와 쇼핑을 접목하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시도가 엿보였다. 다이소와 올리브영, 문구점, 서점 등의 상품구색을 합쳐 놓은 '만물상' 콘셉트 매장인 셈이다.

만물상 잡화점이란 이름에 걸맞게 삐에로 쑈핑은 신선식품부터 가전제품까지, 천냥코너부터 명품코너까지 4만여가지 다양한 상품을 빈틈 없이 진열해 판매하고 있었다. 4만여가지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메인 동선을 1.8m, 곤도라간 동선을 0.9m로 촘촘하게 진열 매대를 배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기존 대형 유통업체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 코스프레용 가발과 복장은 물론 파이프 담배, 흡연 액세서리 등 다양한 흡연용품도 진열돼 있었다.

삐에로 쑈핑 지하 2층에 마련된 흡연실. ⓒ이마트

지하 2층 흡연 용품 코너 옆에는 지하철 객실 내부 모양의 흡연공간도 조성해 놨다. 매장에서 구입한 흡연용품을 바로 옆에서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삐에로 쑈핑은 '펀&크레이지'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매장 곳곳에는 취업 준비생 마이클, 래퍼 지망생 젝손, 반려 고슴도치 빅토리아, 신원미상의 애로호 이렇게 4개의 뭔가 부족하지만 유쾌한 캐릭터들을 배치해 삐에로 쑈핑 만의 B급 감성과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직원 유니폼에는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특가 상품은 '급소가격', 카테고리 대표 상품에는 '갑of값'이라는 안내문을 적어 기발하고 재미있는 B급 감성을 표현했다.

B급 감성과 재미에 더해 합리적인 가격도 갖췄다. 백산수 430원, 삼다수 380원, 신선채소 990원 등 생활용품과 더불어 프라다·발렌티노·펜디·보테가베네타 등 다양한 명품 피혁잡화도 정상가 대비 최대 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코엑스몰의 특성을 감안해 이들을 위한 코너도 별도로 마련됐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국 기념품 코너에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가는 김, 과자, 홍삼은 물론 해외에서 유명한 K-뷰티, 밥솥, 아이돌 굿즈 등을 판매한다. 매장에서는 세금 환급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진철 삐에로 쑈핑 담당 BM(브랜드매니저)은 "볼 거리와 살 거리가 넘치는 매장, 항상 새로운 상품을 제안하는 프레시(Fresh) 한 매장을 추구한다"며 "유통기한 임박, 부도기업 상품 등을 활용한 초저가 디스카운트 스토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