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년사부터 남북정상회담까지, 긴박했던 4개월
평창 계기 고위급회담·특사단 교환·정상회담까지
김정은, 핵실험장 폐기·ICBM 시험발사중단…CVID 주목
평창 계기 고위급회담·특사단 교환·정상회담까지
김정은, 핵실험장 폐기·ICBM 시험발사중단…CVID 주목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합니다. 지금처럼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불안정한 정세가 지속되는 속에서는 북과 남이 예정된 행사들을 성과적으로 보장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서로 마주앉아 관계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수도, 통일을 향해 곧바로 나갈 수도 없습니다.
남조선에서 머지 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대해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습니다. 남조선 당국은 긴장 완화를 위한 우리의 성의있는 노력에 화답해 나서야 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8년 1월 1일 신년사에서다. 김 위원장은 대외관계 중 남북관계를 가장 비중있게 다루며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사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를 계기로 남북은 1월 9일 고위급회담을 개최해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25개월 만에 마주 앉았다. 우리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북한 대표단 평창올림픽 파견과 군사당국회담 개최 합의 내용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이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남북 교류가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수차례 회담을 통해 남북 선수단의 한반도기 공동입장이 결정됐고 태권도 시범단 교환,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등 남북 체육 교류가 활발해졌다.
더불어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기원하는 남북 예술단 공연으로 북측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지휘하는 예술단이 서울·강릉 공연을, 우리측 윤상 감독이 이끄는 예술단이 평양 공연을 이어가며 남북 문화 예술 교류도 이뤄졌다.
남북 교류 활성화로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한미는 매년 시행하는 연합군사훈련의 규모를 축소하며 평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북한은 특히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백두혈통'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평창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파견했다. 북한 김 씨 일가를 뜻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이 남쪽 땅을 밟은 것은 분단 이후 최초다. 김여정 부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며 북한에 방문해줄 것을 공식 초청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5명의 고위급 대북 특별 사절단을 평양에 파견했다. 김 위원장은 특사단과의 만찬에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며 체제 안정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2018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이뤄졌다.
남북은 이후 본격적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경호·의전·보도 실무회담을 총 3차례, 통신 실무회담을 총 2차례 각각 진행하며 세부 사항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남북 정상이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양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0일 설치됐다. 핫라인은 문 대통령 집무실 책상과 김 위원장의 평양 국무위원회에 설치됐다. 정상회담 전후 역사적인 첫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최종 점검을 위한 남북 합동 리허설도 실시됐다. 우리측 정상회담 준비위와 북측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선발대는 25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회담 당일 상황을 똑같이 가정한 사전 모의회담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21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를 선언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 위원장은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됐다"고 결정하면서 남북·북미 연쇄 정상회담의 결과가 주목된다.
드디어 오늘 2018 남북 정상회담이 4월 27일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서 개최된다. 이번 회담은 2000년과 2007년 평양에서 두 차례 개최된 정상회담이 2박 3일이었던 것과 달리 하루에 끝날 예정이다.
남북 정상이 마주앉는 것은 11년 만으로, 평양이 아닌 남측 구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담 결과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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