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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도 로또 청약 열풍…강남권은 '금수저' 논란


입력 2018.04.19 06:00 수정 2018.04.19 06:09        원나래 기자

강남권 행복주택 경쟁률 197대 1 기록…강남 세입자 우선 입주권에 논란

최근 정부는 9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해 모두 특별공급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로또’ 청약으로 알려진 한 아파트의 특별공급 현장접수 모습.ⓒ원나래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올해 처음으로 모집한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에 공급물량보다 9배나 많은 청약 신청자들이 몰렸다.

실제 한 행복주택은 강남 재건축 단지에 등장하면서 로또 열풍에 휩싸이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정부가 행복주택의 경우 지역구 우선 입주권을 주고 있어 따라 또 다시 금수저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18일 SH공사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행복주택 2627가구(24개 단지)의 청약을 받은 결과 총 2만3353명이 신청해 평균 청약경쟁률 8.9대 1을 기록했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곳은 서초구 내곡동 ‘서초 선 포레’로 14가구 공급에 2757명이 몰리며 196.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서초 우성 2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는 91가구 모집에 940명이 청약에 나서며 평균 10.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단지의 행복주택은 모두 전용면적 59㎡의 소형으로 보증금 1억6093만원에 월임대료는 57만6000원 수준이다.

보증금을 2억1853만원까지 올리면 28만8000원까지 월임대료가 낮아진다. 인근의 전용 84㎡의 경우 보증금 8억원에 30만원대인 월세를 감안하면 사실상 ‘로또’ 임대나 다름없다.

다른 강남권 재건축의 행복주택도 로또 임대로 알려지면서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역시 57가구 모집에 399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와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역시 각각 3.2대 1, 2.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행복주택은 대학생이나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등 젊은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직장이나 학교,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짓는 아파트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평균 20~40% 이상 저렴하고, 보증금도 시세의 60~80%대로 공급된다.

정부는 강남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절반까지 공급가격을 낮추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가 건설된 지역구에 현재 거주하는 사람에게 입주 우선권을 주게 되면서 강남권 행복주택이 금수저를 위한 임대주택이란 지적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남영우 나사렛대 국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는 9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해 모두 특별공급을 없애기로 결정했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라 오히려 부자들이 강남아파트를 독식하게 되면서 금수저 논란을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권 고가주택 규제가 또 다른 혜택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비판이 계속돼 왔다”면서도 “제도 정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너무 성급한 결정은 경계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 지역에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중산층 세입자가 많을 것”이라며 “전세보증금 7억~8억원의 고가 세입자가 우선공급 기준으로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주고 산다면 이 역시도 행복주택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본다”고 질타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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