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은 '청청'·아웃도어는 '아노락'…패션업계 출시 열풍 주도권
캐주얼 브랜드 데님 라인 '완판 행렬'…복고풍 데님 컬렉션 출시 줄이어
'아재 패션' 아노락은 스트릿 바람 타고 인기…업계선 젊은층 겨냥 제품 선봬
패션업계가 올 봄·여름 시즌을 겨냥해 '청청 패션'과 '아노락'을 집중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겨울 벤치파카, 일명 '롱패딩'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데 이어 이번에는 복고풍 패션을 새로운 화두로 들고 나온 것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때 촌스러운 패션의 대명사였던 청청(상·하의를 모두 데님으로 입는 것) 패션이 캐주얼 브랜드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올해의 패션 키워드로 뉴 데님(New Denim)을 지목하며 '데님 위 데님(Denim on Denim)' 스타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섬은 여성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이 데님 트렌드에 맞춰 내놓은 '시스템 진스'의 주요 제품 판매가 급증해 이달 추가 생산에 나섰다. 청남방 제품인 '걸스카우트 데님 셔츠'는 지난달까지 약 1000장이 판매됐다.
업계에선 셔츠가 한 시즌에 1500장 이상 판매되면 히트 상품으로 본다. 이 제품은 20~30대뿐 아니라 40~50대 고객도 구매하는 '모녀 청남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섬 관계자는 "이번 시즌 출시한 시스템 진스는 한 달 만에 대부분의 1차 라인 아이템이 재생산에 들어갔고, 이에 따라 시스템 3월 매출도 2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데님오브벌츄(Denim of Virtue)가 현대홈쇼핑에서 판매한 2018년 SS시즌 상품도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달 신규 상품 론칭 방송 30분만에 총 12만장의 물량이 모두 판매돼 130억원의 매출로 이어졌다.
이같은 인기에 신규 데님 컬렉션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스웨덴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는 지난해 처음 선보였던 데님 컬렉션 '블라 콘스트'의 신규 제품을 5일 출시했다. 색상 구성을 확대하고, 전체적으로 풍성한 디자인으로 복고 느낌을 살렸다. 재킷과 티셔츠, 청바지 등 상품 구성을 다양화해 청청 패션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캐주얼 브랜드 버커루는 올 시즌 신제품 4종을 포함하는 '양세종 데님' 라인을 출시하고 배우 양세종의 기념 팬사인회를 열었다. 버커루 측은는 "빈티지한 멋을 살리기 위한 수작업 워싱과 프리미엄 원단 등이 더해졌으며 데님 팬츠, 재킷, 셔츠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및 스포츠 업계에서는 아노락 아이템이 뜨고 있다. 아노락은 주로 레저 활동을 할 때 입는 모자 달린 바람막이를 의미한다. 최근 스트릿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으면서 기존 주요 고객층이던 30~50대를 넘어 젊은층을 공략할 수 있는 핵심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포츠 기반 캐주얼 NBA에서는 올 시즌 신제품으로 내놓은 아노락 라인이 완판 행렬을 거듭하고 있다.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그룹 NCT 127의 태용이 선보였던 아노락은 전 사이즈가 완판돼 여름을 겨냥한리티지 아노락'을 선보였고, 뉴발란스는 에슬레저룩(일상복을 겸한 스포츠웨어)으로 입을 수 있는 '우먼스 크롭 아노락'을 출시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지난 5일 모델 수지가 아노락 스타일의 경량 바람막이 '파이오니어'를 입은 화보를 공개했다.
한승우 밀레 브랜드전략본부 이사는 "로고를 숨기고 무난한 색깔을 활용한 디자인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던 아웃도어·스포츠 업계에서 '아재 패션'에 가까운 바람막 1921년에 나온 오리지널 아노락 재킷을 현대적 감각으로 복각한 것이 특징이다. 아노락의 클래식한 디자인 요소는 그대로 반영하고, 자체 개발 방풍 기능성 원단을 외피로 사용해 기능적인 면을 강화했다.
이밖에도 스포츠 브랜드 휠라가 초여름까지 착용할 수 있는 '헤리티지 아노락'을 선보였고, 뉴발란스는 에슬레저룩(일상복을 겸한 스포츠웨어)으로 입을 수 있는 '우먼스 크롭 아노락'을 출시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지난 5일 모델 수지가 아노락 스타일의 경량 바람막이 '파이오니어'를 입은 화보를 공개했다.
한승우 밀레 브랜드전략본부 이사는 "로고를 숨기고 무난한 색깔을 활용한 디자인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던 아웃도어·스포츠 업계에서 '아재 패션'에 가까운 바람막이 재킷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사뭇 달라진 풍경"이라며 "이같은 제품을 멋으로 착용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어 아웃도어 의류가 트렌디하지 않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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